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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씨 "찰리푸스는 버클리 음대 선배…그냥 '아티스트'로 불리고 싶어"[인터뷰S]

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2020년 07월 14일 화요일

▲ 램씨. 제공ㅣ해피로봇 레코드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램씨는 2015년 싱글 '더 하드'로 데뷔한 5년 차 싱어송라이터다. 대중에게는 다소 낯설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지만, 사실 그의 히트곡 '러브 라이크 댓'은 유튜브 조회수 170만 뷰,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에서는 월간 청취자수 최대 20만 명, 평균 17만 명으로, 신기록을 보유한 싱어송라이터다. 이미 수치가 그의 음악성을 증명하고 있지만, 그는 스스로 싱어송라이터 혹은 가수라고 불리는 것에 부끄러워했다.

실제로 램씨와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그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이기보다는 '음악을 만드는' 아티스트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램씨는 미국 버클리음악대학에서 뮤직프로덕션과 사운드엔지니어링을 전공한 인재 중의 인재다. 10살 때부터 드럼을 치면서 음악을 곁에 둔 그에게 버클리음대는 "안 가면 안 되는 곳"이라고. 버클리 음대에 진학한 것에 1%의 후회도 없다고 자부한 램씨는 그곳에서 경험이 지금의 음악 생활에 큰 자양분이 됐다며 회고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버클리 음대에 가려고 했다. 당시 말레이시아에 있었는데, 현지에서 굉장히 큰 대형 기획사에서 밴드로 계약하자고 하더라. 그런데 거절하고, 버클리를 택했다. 당시 밴드로 계약했다면, 그저 훌륭한 드러머만 됐을 것 같다.

우선 버클리는 환경 자체가 24시간 동안 음악이 주변에 넘쳐흐른다. 그런 문화와 전공 공부가 아무래도 지금 음악 가치관에 영향을 많이 미쳤다.

또 버클리에서 찰리 푸스와 함께 학교에 다녔다. 그는 선배였는데, 이미 당시에도 유튜브에서는 스타였다. 친한 형 중에 기타 치는 형이 찰리푸스 세션을 해줬는데, 지금도 그 형을 보면 '찰리 푸스 세션 출신'이라고 놀리기도 한다(웃음)"

▲ 램씨. 제공ㅣ해피로봇 레코드

버클리 음대에서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들어오면서 음악을 업으로 삼아야겠다고 다짐한 램씨는 박지민, 이민혁, 최정윤, 멜로망스 김민석 등 다양한 뮤지션들의 프로듀서로 활약했다. 앞으로 프로듀싱해보고 싶은 가수로는 자이언티와 비비를 꼽은 그는 자신만의 프로듀싱 강점이 아날로그 방식이란다. 또한 시간 약속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도 강점이라고.

"저를 찾아주시고 의뢰를 해주시는 분들의 얘기를 빌리자면, 감사하게도 저의 사운드와 감성이 좋다고 하시더라. 특히 저는 낡은 인스트러먼트도 직접 녹음을 하는 아날로그 방식을 선호하는데, 그런 부분을 다들 선호하셨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그 점이 차이점인 것 같다. 또 뮤지션마다 색깔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최대한 그 색깔이 드러날 수 있도록 처음부터 끝까지 색깔 싸움을 한다. 그런 부분을 좋아하고 찾아주시는 것 같다. 아 그리고 일단 빠르다. 시간을 잘 맞춰 드린다(웃음)"

▲ 램씨의 이번 EP 이미지. 제공ㅣ해피로봇 레코드

타 뮤지션의 프로듀싱과 다르게 자신의 음악을 프로듀싱할 때는 결정권이 자신에게만 있어 수월하다는 램씨는 이번 EP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결정권을 행사해왔다. 이번 램씨의 EP에는 타이틀 곡 '아이 워즈 롱'를 비롯해, '바이 러브', '디셈버', '나이가 차오르니(feat. 전진희)', '편지'까지 모두 5곡이 수록됐다. 램씨는 이번 EP를 작업하면서 '스스로 만족하는 음악'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했다고. 작사, 작곡, 편곡은 물론, EP 디자인 등 음악 외 디테일까지 체크하면서 EP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에 스스로 만족하는 음악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5월부터 준비해 부지런히 달려왔다. 녹음부터 마스터링까지, 대중의 귀를 고려하기보다는 스스로 들었을 때 만족하자는 것이 목표였다. 이전까지는 대중을 위해 곡을 썼는데, 욕구가 안채워지더라. 물론 이전 곡들이 별로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번에는 하고 싶은 걸 해보자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한 곡 한 곡 소중하다. 지인들도 이번 EP가 제일 좋다고 하더라. 선배 뮤지션들도 네 목소리가 네 색을 찾은 것 같다고 말해 주셔서, 기분 좋았다"

스스로 만족하는 음악을 위해 성적에 연연하지 않았다는 답변은 사실 타이틀 곡을 보면 알 수 있다. 통상적으로 자본과 수익을 고려한다면, 영어 가사인 곡을 타이틀로 내세우기 쉽지 않을 터. 이번 타이틀곡 '아이 워즈 롱'은 이별 후 찾아오는 한 남자의 후회와 아픔을 영어 가사로 표현한 곡으로, 램씨는 딱히 타이틀곡을 정해놓고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곡을 작업한 이후에 타이틀곡을 정하기 때문에 이러한 도전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남자들이 이별 후폭풍이 뒤늦게 온다고 생각했다. 이미 지나간 걸 다시 잡을 수 없다고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려 했다. 한국어든 영어든 네가 쓰고 싶은 것을 쓰라는 회사 PD의 조언대로, 일단 영어로 가사를 썼는데 뒤에 타이틀 곡이 됐다"

▲ 램씨. 제공ㅣ해피로봇 레코드

이처럼 조금의 망설임 없이 자신의 음악관이 뚜렷한 램씨는 성숙한 답변으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특히 나이가 들어서 사랑을 시작하는 것이 어렵다는 내용의 수록곡 '나이가 차오르니'를 듣자 하니, 그의 나이가 문득 궁금해졌다. 무르익은 말솜씨를 자랑했지만, 그는 올해 한국 나이 29세로 젊은 20대 청년이었다. 좋아하는 K팝 아이돌이 레드벨벳이라고 밝힌 그에게서 나이다운 천진난만함을 느낄 수 있었는데, 레드벨벳을 좋아하는 이유가 아티스트로 명확해 또 한번 눈길을 끌었다. 램씨는 어리다면 어리고, 또 안다면 알만큼 다 아는 나이지만,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음악만큼은 꽉 찬 내공을 자랑했다.

"K팝 아이돌 중에서 레드벨벳을 가장 좋아한다. 특히 음악적으로 완성도가 정말 좋다. 믹스부터 마스터링까지, 얼마나 힘을 줬는지 고스란히 느껴진다. 제 주변 뮤지션들도 레드벨벳을 제일 좋아한다. 레드벨벳 노래를 들으면 들을수록 디테일이 많아, 좋아하는 포인트가 많다. 또 노래도 잘하시고, 들을 때마다 존경스럽다. 기회가 된다면, 레드벨벳분들 프로듀싱도 해보고 싶다.

이런 점에서 스스로 가수라고 하는 것이 부끄럽다. 저는 노래 부르는 가수만 하는 것이 아니고, 프로듀서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하는 수식어도 없다. 그냥 아티스트 램씨로 불렸으면 한다.

많은 매체에 모습을 드러내 노출하는 것도 저와 맞지 않는 것 같다. 사실 미국에 있을 때,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제안이 있었다. 그때도 감사한 제의지만, 거절했다. 오디션에서 결과가 좋다 해도 '오디션의 누구' 이런 식으로 앞에 붙는 것이 꺼려지더라. 인위적으로 가는 것보다는 음악으로 먼저 인정받고 싶다(웃음)"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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