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왼쪽)과 박경완 SK 감독대행 ⓒ한희재 기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한화와 SK의 주말 3연전은 감독 대행들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롯데 공필성·KIA 박흥식) 등 사례가 없는 일은 아니었지만 결코 흔하지 않은 일이라는 점에서 그랬다.

다만 두 대행은 같은 ‘신분’이자 위치이면서도, 사뭇 다른 처지이기도 하다. KBO의 선수등록명단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은 감독 자리에 이름이 있다. 하지만 SK의 감독 자리에는 여전히 염경엽 감독의 이름이 선명하다. 박경완 SK 감독대행은 코치로 등록이 되어 있다.

한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대행에 조금 더 가깝다. 한용덕 전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고, 최원호 대행이 남은 시즌을 맡는다. 시즌 중 감독 선임에 대한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할 때 대행 체제가 길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반대로 SK는 건강 문제로 자리를 비운 염경엽 감독이 언젠가는 돌아올 팀이다. 

이 때문에 두 대행의 운신폭도 다를 수밖에 없다. 최원호 대행은 프런트와 협의, 팀의 장래를 차분하게 그려갈 수 있는 상황이다. 반대로 박경완 대행은 감독이 돌아올 상황인 만큼 그 틀을 깨지 않으면서도 팀 분위기 반전을 꾀해야 한다는 좀 더 고차원적인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다만 두 대행의 스타일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오히려 최 대행이 안정적이고, 박 대행이 더 과감한 편이다.

최 대행은 부임 직후 베테랑 선수들을 한꺼번에 2군에 내려 보내고 젊은 선수들을 1군에 대거 중용하는 등 과감한 행보를 선보였다. 다만 그 뒤로는 파격이라고 할 만한 움직임은 없다. 특히 경기 내용 측면에서 SK에 비해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느낌은 주지 않는다. 무난한 관리형 감독대행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반대로 박 대행은 자신의 색깔을 많이 드러내고 있다. 부임 직후 “염 감독님의 틀 안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했지만, 점차 작전과 투수 운영에서 사뭇 다른 모습이 드러난다. 염 감독도 작전 시도가 적은 감독은 아니었지만 박 대행의 작전 타이밍과는 차이가 있다. 투수 교체 또한 염 감독이 일반적으로 계획했던 운영과 조금씩 차이가 난다. 8일 인천 NC전에서의 9회 김택형 투입, 11일 대전 한화전에서 전날 36개를 던진 김정빈을 9회에 투입한 것은 염 감독 체제라면 쉽게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두 대행의 목표는 같다. 최하위권에 처진 팀 분위기를 바꾸고, 향후 반등의 밑거름이 되겠다는 것이다. 한화는 하주석 오선진의 복귀로 어느 정도 팀 분위기가 안정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에 비하면 성적 압박이 더 있다고 볼 수 있는 SK도 승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물론 두 대행 체제에서 팀 승률이 확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언젠가는 감독을 해야 할 지도자들이라 최종 성적표에도 관심이 몰린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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