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백 포스터. 제공ㅣ키다리이엔티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영화 '결백'이 두 번의 개봉 연기 끝에 베일을 벗었다. 드라마 '시청률 보증수표' 신혜선의 장점이 스크린에서 극대화된 작품이다.

'결백'(감독 박상현, 제작 이디오플랜)은 살인사건 용의자로 몰린 엄마 화자(배종옥)의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 딸 정인(신혜선)의 고군분투를 담은 이야기다. 주된 관전 포인트는 '딸이 무죄를 입증하는데 성공할까?'겠지만, 결국은 '엄마가 진짜 범인인가? 역시 아니었나?'의 궁금증이 관객들을 엔딩까지 이끌어가는 동력이 된다. '결백'이라는 제목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엔딩이 반전으로 느껴질 수도, '그럴 줄 알았어'가 될 수도 있다.

주어진 상황은 암울하다. 잡혀간 엄마는 급성 치매, 목격자인 남동생은 자폐성 장애, 초동 수사는 엉망, 마을 주민들은 비협조적, 방해꾼은 권력자다. 시작부터 '막막하다'는 인상이 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생각보다 담백하고 시원한 전개가 펼쳐진다. 영리하고 독기 가득한 주인공 정인이 빠릿하게 움직이며 영화 곳곳에 숨겨져 있는 조각난 단서들을 깔끔하고 속도감있게 찾아내고 척척 맞춘다. 수월하게 고비를 넘기는 만큼 긴장감은 덜하지만 답답한 전개를 좀처럼 견디지 못하는 관객들은 만족할듯 하다.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선명한 것도 장점이다. 화자, 추인회, 정수 등 각각의 인상의 또렷하게 잡혀있다. 배종옥은 찰나의 표정 변화까지 통제해야 하는 치매 노인 캐릭터를 베테랑답게 소화했고, 허준호는 묵직한 존재감으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정수 역의 홍경도 인상적인 캐릭터 해석을 보여줬다.

특히 신혜선과 정인의 결합은 배우의 장점을 캐릭터로 끌어낸 최적의 캐스팅으로 느껴진다. 신혜선은 정인에 대해 "독단적이고 고집있고 유머라고는 없을 것 같은, 친구 하기 싫은 싸가지 없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는데, 정인의 인물 설정에 신혜선 특유의 깔끔하고 명확한 딕션과 감정선 완급조절이 더해지면서 흡인력 강한 캐릭터가 탄생했다. 블랙 톤의 말끔하고 날렵한 비주얼도 매력적이다. 브라운관에서 스크린으로, 신혜선의 화면장악력이 성공적으로 확장됐다.

한편 신혜선이 '시청률 퀸'인 것과는 별개로 '이 작품이 드라마였다면 어땠을까'라는 궁금증도 든다. 사건과 캐릭터는 적절하게 구성되어 있지만 전반적으로 밀도가 낮고 훑고 지나가는 톤이다. 몇몇 지점에서는 '더 자세히 보여줬으면'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굳이 따지자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지점은 양왕용(태항호)이 등장하는 코믹신들이다. 전체적인 무드에서는 튀는 신들이다. 완급조절을 위한 연출로도 볼 수 있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후반부 감정신에서 신파 느낌의 감정 과잉으로 뻔하게 느껴지는 지점이 있을 수 있지만 배우들의 열연 덕에 엔딩의 여운을 해칠 정도는 아니다. 

오는 10일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10분.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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