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전미도. 제공ㅣ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인기리에 종영, 시즌2에 대한 기대를 벌써 모으고 있다. 그런 가운데, 배우 전미도의 '슬기로운 배우생활'은 이미 시즌2를 시작, 한창 무르익은 이야기로 주목받고 있다.

'전미도라는 이름'은 그간 연극, 뮤지컬 등 공연계에서 상당한 힘을 발휘해왔다. 캐스팅에 '전미도 이름'을 올린 공연은 족족 매진됐고, 뮤지컬 어워즈 여우주연상 발표에도 '전미도 이름'이 수차례 불렸다. 이처럼 전미도는 공연계에서 이름 꽤나 떨친 데뷔 14년 차 잔뼈 굵은 배우다.

그만큼, 그대로 이미 인정받은 환경에서 만족해하며, 편안하게 지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전미도는 안주하지 않았고, 안방극장에 문을 두드렸다. 결과는 역시나였다. 인정받은 배우가 무대를 연극, 뮤지컬에서 TV 드라마로 옮긴다 한들, 내공의 깊이가 어디 가겠나. 오히려 공연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디테일한 연기가 드라마를 통해 더 맛깔나게 드러나, 낯가리는 시청자들도 단번에 사로잡았다. 전미도의 '슬기로운 배우생활' 시즌1이 공연이었다면, 시즌2는 드라마가 된 셈이다.

▲ 배우 전미도. 제공ㅣ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전미도는 지난해 tvN 드라마 '마더', 영화 '변신'을 통해, 안방극장과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공연계 명성에도, '생짜 신인'을 자청한 그는 "공연을 10년 넘게 하다 보니, 스스로 발전하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나를 새로운 낯선 상황에 내던져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드라마 '마더', 영화 '변신'을 경험하게 됐다"고 새로운 각오로 도전하게된 계기를 털어놨다.

이어 그는 "두 작품을 해보면서, 이제 이런 매체들에 집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슬기로운 의사생활' 오디션을 보게 됐다"며 "신원호 감독, 이유정 작가를 만나서 오디션 본다는 자체가 기뻤다. 이 역시도 경험이기 때문"이라고 도전 정신에 이어 남다른 '긍정 마인드'도 과시했다.

무엇보다 전미도는 오디션 결과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지만, 어떤 역할에 캐스팅될지는 몰랐다. 그는 "오디션 볼 때 그냥 단역이거나 에피소드 한 주인공이라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신원호 감독과 이 팀을 만나, 작품을 함께 해보면 정말 좋겠다' 정도만 생각했는데, 막상 채송화라니까 걱정되더라"고 당시 감정을 되짚었다.

그러면서도 전미도는 "한편으로는 그 점이 무서워서, 이 기회를 놓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라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 이러한 '마인드 컨트롤'에는 신원호 감독이 도움 됐다고. 전미도는 "방송 나가기 전에 감독이 걱정 많이 해주셨다.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라는 우려의 말씀을 하시더라"고 덧붙였다.

▲ 배우 전미도. 제공ㅣ비스티스엔터테인먼트

그런 만큼 전미도는 채송화 역할에 더 스며들고자 노력했다. 전미도는 "의사 선생님을 자주 만났다. 의사들이 어떻게 외래 진료를 보는지 보고, 그분들의 특징을 살리려 했다"며 "송화의 차분한 성격 안에서 감정 변화가 조금씩 일어나도록 연기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전미도는 존경받는 신경외과 부교수 채송화의 똑 부러지면서도 엉뚱한,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따뜻한 면모들을 설득력 있게 만들었다.

전미도는 의사 캐릭터 연구뿐만 아니라, 극 중 밴드 연주를 위해 맹연습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늦가을부터 촬영을 시작했는데, 밴드 연습은 이미 여름부터 시작하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번 드라마를 위해, 촬영 시작 2~3개월 전부터 연습한 것이다. 전미도는 "짧은 시간 안에 너무 많이 연주하다 보니, 손에 물집이 잡히고, 까지더라. 다른 배우들과 합주를 해야 하는데, 진행이 안 돼서 테이핑하고 합주했다"며 "특히 '어쩌다 마주친'은 그간 연주했던 곡들이랑 주법이 달라서 어렵더라. 그래도 어려워야 더 재밌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연습 비하인드를 밝혔다.

전미도는 드라마 연기와 밴드 연주 중 어는 것이 더 스트레스였냐는 질문에 "둘 다 스트레스받지 않았다. 즐겼다"는 간결한 답변 이후, 미소를 지었다. 짧은 답에서 그가 얼마나 이번 작품을 즐겁게 만끽한 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 배우 전미도. 제공ㅣ비스티스엔터테인먼트

그가 정말 즐긴 덕분일까. 전미도는 카메라 공포증도 이겨냈다고. 그는 "카메라에 대한 공포가 사라졌다. '마더'를 찍을 때는 카메라가 무서워 방송도 못 봤는데 말이다"며 "무엇보다 스태프분들이 다 좋은 분들이라, 제가 온전히 연기하는 데만 집중할 수 있게 환경을 잘 만들어주셨다. 그래서 긴장 없이 송화가 가지고 있는 차분한 부분을 잘 드러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무대에서 공연하다 보니, 제 연기를 잘 못 보는 편이었다. 드라마를 통해 제가 이렇게 연기하는지 알았는데, 처음에는 어색했다"며 "불안했던 것도 잘하는 것처럼 나오게 감독께서 편집을 잘 해주셨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전미도는 자신의 연기력보다는 많은 공을 스태프들에게 돌렸다. 그의 겸손함이 여과 없이 나타나는 가운데, 사실 신원호 감독도, 이유정 작가도 '전미도의 진가'를 애초에 알아본 것은 아닐까. 조정석과 유연석 추천이 전미도의 캐스팅에 큰 역할을 했다고 알려졌지만, 신 감독과 이 작가가 전미도의 참된 값어치를 아예 못 알아봤다면, 그 누구의 추천이라도 낯선 인물을 여주인공으로 데리고 오기는 분명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 배우 전미도. 제공ㅣ비스티스엔터테인먼트

이처럼 전미도는 존경받는 신경외과 부교수, '99즈'의 홍일점이자 정신적 지주, 따뜻한 진정성을 지닌 모범생, 엉뚱한 음치 등 채송화의 다양한 모습을 고스란히 표현, 시청자들의 공감과 위로를 샀다. 그는 채송화를 실존하는 인물처럼 그렸고, 채송화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고 마침내 공연계에서 막강했던 '전미도라는 이름'을 대중에게도 제대로 각인시켰다.

무대를 옮긴 전미도의 연기 2막, '슬기로운 배우생활' 시즌2는 한창 전개되고 있다. 도전했다가도 두려웠고, 그래서 더 노력해 이뤄냈다. 여기에 음원 차트까지 장악, 예측불허하지만 탄탄한 '성공 스토리'를 자랑하고 있다. 연기를 대하는 전미도의 자세와 도전을 무서워하지 않는 전미도의 마인드를 보아, 앞으로의 전미도 '슬기로운 배우생활' 시리즈에 큰 기대를 걸어도 실망하지 않을 것 같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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