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FC의 안병준이 K리그2에서 개막 후 5경기 연속골로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프로축구 K리그1과 K리그2(2부리그)의 '집관' 수치가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희비를 그리는 중이다.

K리그1은 개막 라운드에서 포털 사이트 네이버 기준 평균 55만6천631명의 누적 동접자수를 기록했다. 최대 동접자는 3만172명이었다. 지난달 8일 전북 현대-수원 삼성의 공식 개막전이 누적 동접자 1백7만5천643명, 최대 4만6천975명으로 가장 높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연 주간 브리필에서 제공한 경기 평균 동접자는 4라운드 기준으로 지난해 2만2천230명에서 올해 2만6천277명으로 동시점 대비 18.2% 상승했다. 약 4천여 명이 증가했지만, 세분해 뜯어보면 착시 효과로 보인다.

2라운드부터 수치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누적 평균 동접자 49만3천18명, 평균 최대 동접자 3만4천102명이더니 3라운드에서는 누적 평균 동접자 44만5천157명, 평균 최대 동접자 2만9천902명으로 하락했다. 4라운드도 평균 누적 동접자가 39만431명으로 40만 명대 이하로 내려갔다. 평균 최대 동접자는 2만6천277명으로 개막 라운드 대비 평균 4천여 명 가까이 빠졌다.

라운드마다 빅매치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2라운드에서는 수원-울산 현대전이 누적 동접자가 90만574명, 최대 동접자가 5만5천931명으로 가장 많았다. 3라운드에서는 울산-부산 아이파크전이 누적 동접자 76만3천44명에 최대 동접자 5만7천132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4라운드에서 60만대 이하로 순식간에 떨어졌다. 가장 많았던 경기는 강원FC-전북전으로 누적 동접자 57만2천180명, 최대 동접자 3만4천75명이었다. 포항 스틸러스가 인천 유나이티드에 4-1로 승리한 경기는 내용이 좋았음에도 26만6천197명의 누적 동접자에 1만5천459명의 최대 동접자에 그쳤다.

K리그1의 주목도가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떨어지는 이유는 팬들이 다소 지루하다고 느끼는 한 골 승부가 양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1-0이나 0-0경기가 개막 라운드와 비교해 쏟아지고 있다. 인천-대구의 개막전이 0-0으로 끝났을 뿐 나머지 경기는 다득점 경기로 끝났다. 3라운드부터 1-1 무승부 두 경기, 1-0 승리 두 경기 등 저득점 경기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4라운드에서는 다득점 경기가 인천-포항전이 유일했다.

▲ K리그2(2부리그) 4라운드 안산 그리너스-제주 유나이티드전 최대 동접자에 뒤지고 누적 동접자수도 거의 따라 잡혔던 부산 아이파크-수원 삼성전. 제주는 후반 42분 강윤성의 결승골로 2-1로 승리했다. 부산-수원전은 0-0으로 끝났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각 팀의 전력이 평준화를 이뤘다고 볼 수 있겠지만, 개막 라운드를 제외하면 '선 수비 후 역습'으로 경기를 끌어가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는 경우가 많았다. '클래식 매치'로 불렸던 4라운드 부산-수원전은 0-0 무승부로 끝났는데 23만1천471명의 누적 동접자에 1만6천253명의 최대 동접자를 기록했다. K리그2 안산 그리너스-제주 유나이티드전이 24만9천262명의 누적 동접자에 2만2천715명의 최대 동접자였던 것과 비교된다.

이는 K리그1이 상대적으로 K리그2에 화제성에서 밀리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다. K리그1 4라운드와 겹쳤던 K리그2 5라운드에서는 황선홍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부터 설기현 경남FC 감독의 대결 구도가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정정용 서울 이랜드FC 감독의 지도력도 주목받고 있고 승격 제조기 남기일 제주 감독도 다양한 관심을 끌고 있다.

또, 북한 대표팀 출신의 재일교포 안병준(수원FC)의 5경기 연속골 여부에 4라운드에서 제주와 '연고 이전' 더비로 관심을 모았던 부천FC 1995의 초반 돌풍이 이어지는 등 관심을 뺏겼다. 굳이 K리그1 4라운드, K리그2 5라운드만 비교가 아니라 같은 3라운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FC안양-경남FC전의 최대 동접자가 2만431명으로 같은 라운드의 강원-성남전(1만9천597명)보다 많았다.
  
독자들이 기사를 많이 읽는 포털사이트가 각 언론사 홈페이지에서도 K리그1, 2가 동일하게 취급받고 있다는 점도 혼란스럽게 하는 요인이다. 안병준과 안드레(대전 하나시티즌)의 골 행진이 주니오(울산 현대, 5골), 일류첸코(포항 스틸러스, 3골)보다 더 가치가 높은 것처럼 보이는 것도 두 리그의 차이를 불분명하게 만든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K리그2의 경우 스타 출신 감독이 많이 부임하면서 인기가 높아진 것 같다. 2부리그 동접자 1위 경기가 (개막전이었던) 남기일 감독의 제주-정정용 감독의 서울E(누적 동접자 41만8천717명, 최대 동접자 2만7천471명) 경기였다"고 설명했다. 제주-서울E전 누적 동접자는 K리그1까지 포함한 11경기 중 5위에 해당했다.
 
극장골도 K리그2가 더 많다. K리그2는 5라운드까지 61골이 터졌는데 후반 30분 이후 터진 골이 19골로 전체 득점 대비 31.1%나 된다. 박진감 넘치는 치열한 승부가 이어진다는 뜻이다. 반면 K리그1은 4라운드까지 48골 중 후반 30분 이후 터진 골이 9골로 18.7%였다. 한 번 굳어진 승부가 쉽게 뒤집히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미 승부가 갈린 시점에서 터진 골을 제외하면 비율은 더 떨어진다. 전반부터 재미 있는 공격 축구 대신 실리 축구로 승점만 챙기는 재미 없는 축구를 이어가는 악순환도 반복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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