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팝 해외 팬들이 '블랙 리브즈 매터'를 요구하며 함께 올리는 이미지. 출처l팬 커뮤니티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K팝 스타들도 미국 흑인 사망사건 항의 시위에 지지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K팝의 흑인 인종차별 반대를 두고 국내외 팬덤의 온도차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미국 백인 경찰의 과잉 단속 과정에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대한 항의 시위가 세계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K팝 스타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흑인 인권 보장을 위해 힘을 보탰다. 박재범, 갓세븐 마크가 미국 흑인 인종차별 철폐를 위해 기부하는가 하면, 레드벨벳 예리, 투애니원 출신 씨엘, 에프엑스 출신 엠버, 소녀시대 출신 티파니 등은 SNS에 미국 흑인 사망 사건에 분노를 표출하며, 관련 항의 시위를 지지하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 빌보드도 이러한 소식을 집중 조명했다. 미국 빌보드는 1일(현지시간) 박재범, 씨엘, 갓세븐 마크 등 여러 K팝 가수들이 '블랙 라이브즈 매터'를 지지한다고 보도했다.

▲ 빌보드가 미국 흑인 인권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K팝 스타들을 보도했다. 출처l빌보드

이처럼 K팝 스타들이 미국 흑인인권 시위를 지지한 가운데, K팝의 흑인 인종차별 캠페인 동참을 두고 국내외 팬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해외 팬들은 K팝 아이돌에게 흑인 인권을 위한 운동 '블랙 라이브즈 매터'를 지지해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국내 팬들은 K팝 아이돌이 흑인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맞는지 의아해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K팝 아이돌 그룹 팬 커뮤니티에는 미국 흑인인권 시위를 지지해달라는 해외 팬들의 게시물로 도배되고 있다. 현재 K팝 해외 팬들은 각종 아이돌 팬 커뮤니티에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간략하게 소개한 이미지와 함께 '블랙 리브스 매터'글귀로 흑인 인권 시위 지지를 표명해달라며, 이와 관련 기부나 모금도 요구하거나, 청원 링크를 첨부해 청원을 유도하기도 했다. 

▲ K팝 아이돌 팬 커뮤니티에 '블랙 리브스 매터' 지지를 요구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출처l신인 그룹 TOO 팬카페, 리슨 엑소 팬 페이지 캡처

방탄소년단, 세븐틴, 뉴이스트 등 팬 소통 애플리케이션 위버스와 엑소, 샤이니, 슈퍼주니어, NCT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 팬 애플리케이션 리슨은 물론, 각종 K팝 아이돌 팬카페, 관련 커뮤니티 등에 해당 게시물들이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이제 막 데뷔한 신인 아이돌 팬 카페에도 흑인 인권 시위를 지지해달라는 글이 넘쳐나, 이목을 끌었다.

반면, 이러한 해외 팬들의 요구에 대다수 국내 팬들은 못마땅하다는 입장. 국내 팬들은 해외 팬들이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목소리를 높여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동양인이 차별받을 때는 비교적 조용했다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인종차별로 희생된 흑인 피해자는 안타깝고 슬프지만, 이와 별개로 동양인이 차별받을 때는 이처럼 이슈되지 않았었기에 이것 또한 또 다른 인종차별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해외 팬들이 미국의 정치적 이슈에 K팝 아이돌의 영향력을 이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K팝 스타가 자신의 의지로 입장표명하는 것에 박수를 보낼 수는 있으나, 팬들이 이를 세차게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에 뿌리를 두고 있는 K팝에 왜 미국 흑인 인종차별 이슈를 억지로 요구하는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트위터에서 K팝 국내외 팬덤이 K팝의 흑인 인종차별 이슈 참여를 두고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출처l트위터

이 같은 K팝 국내외 팬덤의 첨예한 갈등은 쉽게 정리되지 않을 모양새다. 한 K팝 해외팬은 지난 1일 트위터에 "한국인은 흑인 차별에 입 닫을 권리가 없다. 흑인의 목숨은 소중하고 아시아 문화에서 지금 필요한 만큼 동조하지 않고 있다"며 "K팝은 알앤비, 힙합과 랩을 마케팅하고, 많은 흑인 안무가를 고용하는 와중에 '백인과 서양인의 특징을 선망해 수술한 외모'를 앞세우고 있다"라는 게시물을 올렸는데, 이 게시물에 K팝 국내 팬들과 해외 팬들이 답 멘션으로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해당 게시물은 2일 오후 기준 6만 5000이 넘는 '좋아요'를 받으며, 이번 이슈에 뜨거운 관심을 증명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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