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시절 이흥련.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 “새벽 2시가 넘어서 문자를 보냈더라고요.”

두산 베어스는 29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을 마친 시점에서 2대2 트레이드 단행 소식을 발표했다. SK 와이번스 우완투수 이승진과 포수 권기영을 데려오고, 포수 이흥련과 외야수 김경호를 내주는 트레이드였다.

대형 트레이드는 아니었지만, 눈길이 가는 맞교환이었다. 두산의 주전급 포수 이흥련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2013년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이흥련은 2016년 11월 이원석의 FA 이적 당시 두산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둥지를 옮겼다. 이후 군 문제를 해결한 뒤 2018년 막판 1군으로 가세했지만, 양의지와 박세혁 등에게 밀려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안정적인 수비력을 지닌 이흥련은 줄곧 다른 구단에서 탐내는 포수 자원으로 통했다. 이는 곧 높은 트레이드 가치로 연결됐고, 결국 이흥련은 SK에서 새로운 야구인생을 펼치게 됐다.

그러나 정든 둥지를 떠나면서 느끼는 감정은 숨길 수 없는 모양이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30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이흥련이 새벽 2시가 넘어서 문자를 보냈더라. 그간 잘 챙겨줘서 고맙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 SK 유니폼으로 옷을 갈아 입은 이흥련. ⓒSK 와이번스
스승에게 짧은 작별 인사를 남기고 떠난 이흥련은 30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서 선발출장해 ‘대형사고’를 쳤다. 이적하자마자 홈런포를 터뜨리며 새 동료들로부터 진한 축하를 받았다.

2회말 상대 선발투수 장시환으로부터 SK의 첫 안타를 뽑아낸 이흥련은 4회 선두타자로 나와 좌측 담장을 넘겼다. 삼성 소속이던 2016년 10월 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이후 1332일 만에 터진 홈런. 뜻깊은 이적 축하포를 쏘아 올린 이흥련은 7회 1타점 좌중간 적시타를 추가하며 SK에서의 신고식을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장식했다.

하루 사이 이별과 만남의 감정이 교차했던 이흥련의 새로운 야구인생이 다시 시작됐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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