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격 전부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LG 로베르토 라모스와 두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KIA 프레스턴 터커(왼쪽부터). ⓒ곽혜미 기자
LG 라모스, 홈런 9개로 부문 단독선두
두산 페르난데스, 타율·안타·득점 고공행진
KIA 터커와 kt 로하스도 인상적 활약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그야말로 외국인타자 전성시대다.

개막 후 3주 가까이가 흐른 28일 KBO리그 타격 순위표 상단은 어느새 외국인타자들의 차지가 됐다. 홈런과 타율, 타점, 득점, 안타 등 부문을 가리지 않는다. 국내타자들의 이름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가장 인상적인 타자는 역시 LG 트윈스 로베르토 라모스다. 올해 처음 KBO리그를 밟은 라모스는 개막 초반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뽐내고 있다. 지금까지 담장을 넘긴 타구만 9개.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물음표’가 따랐지만, LG 타자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느낌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방망이는 여전히 식을 줄 모른다. 라모스는 2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2회 솔로홈런을 터뜨리고 부문 2위 SK 와이번스 한동민과 격차를 3개로 벌렸다. 이제 10호 홈런 고지 선점도 눈앞이다.

파워에서 라모스가 앞서간다면, 정확도에선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있다. 지난해 KBO리그 데뷔와 함께 197안타를 때려내고 최다안타왕을 차지한 페르난데스는 올해 역시 정교한 타격을 이어가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지금까지 19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단 이틀만 안타를 걸렀다. 대신 멀티히트를 때려낸 경기는 13게임이나 됐다. 4안타를 기록한 적도 사흘이나 있었다. 이처럼 꾸준함과 파괴력을 모두 지닌 페르난데스는 27일 잠실 SK전에서 2안타를 추가하며 안타(38개)와 타율(0.481)에서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또, 득점에서도 홀로 20개를 기록하며 타격 3개 부문에서 최상단 자리를 지키고 있다.

KIA 타이거즈 프레스턴 터커의 분전도 인상적이다. 지난해 5월 KIA 유니폼을 입고 데뷔해 95경기에서 타율 0.311 9홈런 50타점으로 활약한 터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재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자신을 향한 믿음을 타석에서의 성적으로 보답하고 있다.

무엇보다 찬스에서의 집중력이 뛰어나다. 현재 타점은 전체 1위인 22개. 높은 타점을 지탱하는 힘은 득점권에서의 순도 높은 활약이다. 득점권 타율은 무려 0.458(24타수 11안타). 또한, 득점권 상황에서 19타점을 올리며 이 부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 kt 멜 로하스 주니어. ⓒ한희재 기자
이처럼 외국인 좌타자 삼총사가 타격 전쟁을 벌이는 사이, 물밑에서 조용하게 왕좌를 노리는 경쟁자가 등장했다. 바로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다.

앞선 세 타자들과 달리 스위치히터로서 경기를 뛰고 있는 로하스는 타율 2위(0.423), 안타 2위(33개), 득점 3위(16개), 홈런 7위(4개) 등 여러 부문에서 고루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KBO리그는 한때 외국인타자들의 무덤이라고 불렸다.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 이름을 날리던 선수들도 한국 무대에선 유독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여러 팀들이 외국인타자 잔혹사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만큼은 이야기가 다르다. 과연 올 시즌이 끝나는 시점에도 외국인타자들의 득세는 계속될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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