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승14패로 시즌을 시작한 SK는 시즌을 길게 보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거의 대부분의 시즌 구상이 제대로 꼬인 결과는 2승14패라는 참담한 시작이다. 그러나 아직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다. 대반격을 위해서는 지금 준비를 잘해야 한다. 그래서 지금이 SK의 시즌 최대 승부처다.

SK는 2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3-8로 지며 다시 3연패에 빠졌다. 기나긴 10연패에서 탈출(21일 고척 키움전)하며 분위기를 살리는 가 했지만, 22일부터 24일까지 내리 세 판을 지며 다시 클럽하우스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을 판이다. 세 경기 모두 중·후반까지 이길 기회가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허탈감과 초조함이 더 심해진다.

지난해 정규시즌 88승을 한 팀의 극적인 추락이다. 물론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앙헬 산체스(요미우리) 등 전력 이탈 요소는 일찌감치 예고됐다. 지난해만한 성적을 기대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도 0.125의 승률은 어떻게 설명하기가 어렵다. 결론은 하나다. 시즌 전 코칭스태프가 구상했던 것 중 제대로 흘러가는 게 거의 없다.

일차적인 원인은 부상이 제공했다. 주전 포수 이재원은 세 경기 만에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홍구에게 충분한 실전 감각을 주고 중반을 보려던 계획이 3경기 만에 박살났다. 외인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닉 킹엄도 팔꿈치 부상이 생각보다 오래 간다. 당초 한 경기만 빠질 예정이었지만, 최소 3경기 결장으로 늘어났다. 정확한 부상 기간을 산출하지 못한 탓에 이건욱 등 쓸 만한 자원들이 미리 2군으로 내려가 등록 시점조차 놓쳤다.

고종욱의 발목 부상도 예상보다 최소 열흘이 더 필요하다. 채태인 윤석민을 좌우 대타로 쓰겠다는 구상도 부상과 부진으로 무용지물이 됐다. 김주한 김택형 김세현이 준 필승조가 되어줄 것이라는 기대도 산산조각이다. 최정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늪에 빠져 있고, 필승조인 서진용 하재훈이 놓친 경기도 제법 된다. 계산이 다 깨진 판에 대안도 시원찮다. 누가 뭐래도 코칭스태프의 실패, 선수들의 실패다.

그래서 지금부터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부상자들 일부는 6월에 돌아온다. 2군에 내려가 있는 자원들도 6월부터는 활용이 가능하다. 지금 버티는 게 최대 관건이자, 전력이 어느 정도 정상화될 6월을 그리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6월까지 이런 상태라면 SK는 사실상 시즌을 던지는 수순으로 가게 된다. SK는 시즌 전 단 한 번도 그런 시나리오를 상정한 적이 없다. 혼란이 가중될 것은 뻔하다.

염경엽 감독은 일단 마운드에 초점을 맞춘다. 염 감독은 23일 인천 KIA전을 앞두고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고 타격 페이스가 올라올 때까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투수진 세팅을 제대로 하는 것”이라면서 “선발 용병 두 명이 살아나고, 중간에서 6명 정도의 자원을 어느 정도 만들어놓으면 후반 승부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마운드부터 버티고, 타선의 응원을 기다린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SK는 그렇게 88승을 했다.

킹엄이 아픈 곳 없이 돌아오고, 리카르도 핀토가 가진 능력만 보여준다면 선발진은 일단 구색이 갖춰진다. 현재 토종 선발 세 명(박종훈 문승원 김태훈)의 활약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 이건욱 김주한이 6선발로 대기한다. 필승조는 하재훈 서진용 정영일 박민호가 빨리 작년의 모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서진용의 구위가 올라오고 있고, 좌완 김정빈의 가능성은 빛난다.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이원준 김주온도 기대를 걸 만하다. 박희수 신재웅 등 베테랑들도 힘을 낼 때다.

그 사이 정상화를 마친 김세현 김택형까지 합류하고 최재성 등 캠프에서 공을 들인 투수들이 합류하면 SK의 시즌 마운드 구상과 얼추 맞춰 갈 수 있다. 하지만 6월에도 그런 세팅이 되지 않는다면 팀이 무기력하게 무너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타선이 극적으로 되살아나기는 어렵다는 것을 확인한 시즌 초반이기 때문이다. SK가 시즌 최대의 숙제와 마주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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