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킴 올라주원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마이클 조던이 은퇴한 뒤 하킴 올라주원(휴스턴 로케츠)은 드디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1993-94시즌 NBA 파이널에서 뉴욕 닉스를 4승 3패로 꺾으면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당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정규 시즌 MVP와 파이널 MVP, 올-NBA 퍼스트팀, 올해의 수비수 선정 등 각종 수상이 따라왔다. 특히 MVP와 우승, 파이널 MVP, 올해의 수비수, 네 개의 타이틀을 동시에 따낸 선수는 NBA 역사상 올라주원밖에 없다. 그만큼 진귀한 기록을 남겼다.

이듬해 2년 연속 우승을 노렸다. 그러나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부상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팀 내 핵심인 버논 맥스웰이 관중을 폭행하면서 징계를 받는 등 경기 외적인 변수도 생겼다.

경기력도 아쉬웠다. 당시 휴스턴은 올라주원이 강력했지만 단순한 패턴의 연속이었다. 올라주원에게 더블팀 수비가 붙으면 해결해줄 선수가 부족했다. 

이런 상황에서 분위기를 바꿀 일이 생겼다. 바로 트레이드였다.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와 합의했다. 당시 포틀랜드의 프랜차이즈 스타 클라이드 드렉슬러가 팀 내 불화로 팀을 떠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휴스턴은 오티스 도프를 내주면서 드렉슬러를 데려왔다. 

사실 드렉슬러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3월 7승 8패, 4월 5승 7패로 트레이드 이후 후반기에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평가는 플레이오프에 들어선 이후 달라졌다. 6번 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휴스턴은 유타 재즈와 피닉스 선즈를 꺾은 뒤 서부 콘퍼런스 파이널에 올랐다. 드렉슬러는 중요한 순간마다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특유의 다재다능한 경기력을 자랑했다. 올라주원의 영향력도 여전히 뛰어났다.

파이널에 오르기 전 만난 상대는 샌안토니오 스퍼스였다. 4대 센터 중 한 명인 데이비드 로빈슨의 팀이었다. 당시 로빈슨은 리그 최고의 선수였다. 1994-95시즌 정규 시즌 MVP를 차지했다. 

그러나 로빈슨은 올라주원에 힘을 쓰지 못했다. 올라주원의 화려한 플레이에 휘청거렸고, 중요한 순간 자유투를 놓쳤다. 올라주원이 6경기 평균 35.3점 12.5리바운드 5.0어시스트 4.2블록 FG 56.0%로 펄펄 날 때 로빈슨은 23.8점 11.3리바운드 2.7어시스트 2.2블록 FG 44.9%로 MVP의 자존심을 구겼다.

유잉과 로빈슨까지 4대 센터 두 명을 넘어선 올라주원. 결승 무대에서 버티고 있는 팀은 샤킬 오닐의 올랜도 매직이었다. 마지막 관문이었다. 

휴스턴은 생각 외로 손쉽게 우승 트로피를 따냈다. 4-0 스윕승이었다. 1차전 패배를 눈앞에 뒀지만 닉 앤더슨이 자유투 4개를 놓치면서 승리 기회가 돌아왔고, 휴스턴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올라주원은 2년 연속 우승과 함께 파이널 MVP까지 차지했다. 특히 휴스턴 대학 시절 함께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올라주원과 드렉슬러가 NBA 챔피언십을 합작해 더욱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드렉슬러가 도움을 줬다면 승리에 마침표를 찍은 선수는 올라주원이었다. 그는 평균 32.8점 11.5리바운드 5.5어시스트로 22살의 오닐(28.0점 12.5리바운드 6.3어시스트)에 판정승을 거뒀다. 이로써 올라주원은 4대 센터를 모두 제압하고 2년 연속 우승에 입맞춤했다.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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