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선수 생활 은퇴를 발표했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선수 빅토르 안(35, 한국명 안현수)이 은퇴 뜻을 밝혔다.

파란만장한 빙상에서 삶을 마감했다. 스케이트화를 벗었다.

러시아빙상연맹은 28일(한국 시간) "빅토르 안이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서신으로 보내왔다"고 타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빅트로 안은 2006년 토리노 겨울철 올림픽에서 1000m와 1500m, 5000m 계주를 싹쓸이했다. 스물한 살 나이에 올림픽 3관왕을 차지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대회 500m에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쇼트트랙 사상 전 종목에서 올림픽 시상대에 오른 건 빅토르 안이 처음이었다.

쇼트트랙 황제였다. 빅토르 안은 2003년부터 5년 연속 세계선수권대회 종합우승을 거머쥐었다. 명실상부 당대 최강 스케이터였다.

호사다마. 얼음 위에선 적수가 없던 빅토르 안에게 그림자가 드리웠다. 토리노 겨울철 올림픽 이후 국내 빙상계는 파벌 논란으로 시끄러웠는데 빅토르 안이 중심에 자리했다.

경기장 밖 논란이 엎친 데 이어 2009년에는 무릎 부상까지 덮쳤다. 이 탓에 2010년 밴쿠버 겨울철 올림픽 출전권을 쥐는 데 실패했다. 이즈음 소속 팀 성남시청도 해체됐다. 삼중고였다.

논란에 지친 빅토르 안은 한국을 떠났다. 2011년 러시아로 귀화했다.

러시아 국가 대표가 된 그는 새 조국에서 열린 2014년 소치 겨울철 올림픽에서 부활했다. 러시아(Russia) 글자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품에 안았다.

대회 종료 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4급 조국공로훈장을 받는 등 빅토르 안은 러시아 체육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또다시 논란의 파고가 그를 덮쳤다. 2018년 평창 겨울철 올림픽을 앞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출전 불가 판정을 받았다.

러시아 체육계가 조직적으로 연루된 도핑 스캔들에 발목 잡혔다.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독립위원회를 구성한 뒤 내놓은 보고서 '맥라렌 리포트'에 빅트로 안 이름이 거론됐다.

이후 은퇴설이 돌았다. 하나 빅토르 안은 마음을 고쳐먹었다. 스케이트화 끈을 다시 조였다. 

2019-2020시즌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두 차례 준우승을 차지해 재기 가능성을 높였다.

2022년 베이징 겨울철 올림픽을 향해 차근차근 걸음을 옮기는 듯했다. 그러나 점점 심해지는 무릎 통증을 이기지 못하고 은퇴를 알렸다. 파란만장했던 선수 생활 종지부를 찍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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