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인트루이스에서 훈련을 이어 가고 있는 김광현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타지에서 외로운 싸움을 진행하고 있는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고국으로 일시 귀국할까. 여전히 결정된 것은 없지만 희박한 끈 자체는 계속 이어 가는 양상이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세인트루이스 담당기자 마크 색슨은 21일(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야구부문 사장과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김광현의 거취도 언급돼 관심을 모았다.

색슨은 이 트윗에서 “투수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에 남아있다”면서 “아내와 두 아이가 있는 한국에 있을 수 있도록 여행 제한이 풀리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모젤리악 사장의 정확한 발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시 귀국 카드가 여전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모젤리악 사장은 4월 초 “김광현이 가족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협의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여행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어 결정을 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세인트루이스는 3월 중순까지만 해도 김광현의 귀국을 만류하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달라졌다. 

한국 국적인 김광현이 귀국하는 것은 현재 미국 정부의 규제와는 관계가 없다. 다만 미국이 인접국과의 국경을 폐쇄하고 나선 상황에서, 추후 미국으로 다시 들어오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김광현은 여전히 세인트루이스의 자택에 남아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구단 훈련 시설에 출근해 캐치볼 등을 하며 컨디션 유지에 안간힘을 쏟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훈련 여건이 썩 좋지 않고, 무엇보다 미국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다. “정점을 찍었다”는 의견도 있지만, 21일 기준으로 확진자 수가 80만 명 가까이에 이르고 있다. 전 세계 1위다. 사망자도 4만 명을 넘어섰다. 세인트루이스가 위치한 미주리주(州)의 확진자는 약 6000여명이다. 코앞인 일리노이주의 경우 확진자만 3만 명이 넘고, 사망자 또한 1300여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한국이 더 안전하고, 가족들과 함께 하면서 심리적인 안정도 찾을 수 있다. 친정팀인 SK도 김광현이 원한다면 훈련을 도울 수 있다는 의사를 이미 드러냈다. 

그러나 한국에 돌아와도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당장 귀국한다고 해도 정상 컨디션은 6월에나 찾을 수 있다. 

게다가 MLB 개막이 언제가 될지도 모른다. 5월 개막은 불가능해졌지만,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경기 여건이 괜찮은 지역을 기반으로 6월에 시즌을 시작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계속 흘러나온다. 미국 국경이 전면 봉쇄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여전히 생각해야 한다. 김광현이 쉽게 귀국 카드를 결정하지 못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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