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클 조던의 시카고 불스가 1993 NBA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3년 연속 챔피언십에 이름을 올렸다.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찰스 바클리는 우승권에 도달한 적이 없었다. 콘퍼런스 파이널 진출이 전부였다. 이런 상황에서 1992년 6월 팀을 옮기게 된다. 필라델피아 76ers에서 피닉스로 트레이드가 됐다. 필라델피아에 뽑혀 8시즌간 활약한 바클리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피닉스는 팀 개편에 나섰다. 케빈 존슨을 제외하고 주전 대부분 선수를 떠나보냈다. 바클리를 영입한 뒤에는 대니 에인지, 올리버 밀러, 폴 웨스트팔 신임 감독과 새 출발을 알렸다.

바클리는 이적 첫해 피닉스의 핵심 일원이 됐다. 정규 시즌 평균 25.6점 12.2리바운드 5.1어시스트 1.6스틸 1.0블록 FG 52.0%로 펄펄 날았다. 생애 첫 MVP에 선정될 정도로 활약이 뛰어났다. 팀 내 영향력도 상당했다. 합류한 첫해였지만 젊은 선수들을 격려하고, 헌신적인 플레이를 통해 팀의 에너지 레벨을 끌어올렸다.

피닉스는 62승 20패로 서부 콘퍼런스뿐만 아니라 리그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시카고 불스와 함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뽑혔다. 바클리가 이적 후 처음으로 우승에 성공할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쏠렸다.

피닉스는 서부 1위의 경기력을 증명했다. 상대를 강하게 압도하진 못했지만 서부 콘퍼런스 파이널에서 시애틀 슈퍼소닉스를 4승 3패로 꺾고 파이널에 올라왔다. 상대는 3년 연속 우승을 도전하는 조던의 시카고.

시카고는 역시 강했다. 시카고는 파이널 1, 2차전 원정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조던은 댄 멀리의 수비를 모두 이겨냈다. 당시 멀리는 올-NBA 수비 세컨드팀에 뽑힐 정도로 수비력을 인정받은 스윙맨이었다. 그럼에도 조던은 1~2차전 평균 36.5점 9.5리바운드 7.0어시스트 3.5스틸 FG 50.0%로 펄펄 날았다.

피닉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3차전 시카고 원정을 떠나서 3차 연장 승부 끝에 승리를 따냈다. 1, 2차전에 부진했던 케빈 존슨이 살아났고, 멀리도 힘을 보탰다. 바클리도 중요한 순간마다 에이스의 몫을 해냈다.

그러나 피닉스는 기세를 이어 가지 못했다. 4차전에서 무릎을 꿇고 만 것. 시카고가 111-105로 승리하며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이후 피닉스가 5차전을 이기면서 벼랑 끝에 살아난 뒤 시리즈는 6차전까지 이어졌다.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이었다. 피닉스의 승리 가능성이 있었다. 피닉스가 경기 막판 98-94로 앞섰다. 바클리가 몸을 날리면서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명장면도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후 수비가 문제였다. 조던이 돌파 후 레이업할 때 수비의 견제가 없었고, 마지막에는 존 팩슨이 3점슛을 오픈 상황에서 넣었다. 결국 시카고의 99-98 역전.

피닉스는 3.9초를 남겨두고 마지막 반전을 노렸다. 시간이 충분했다. 존슨이 마지막 공격에 나섰다. 돌파 이후 슛을 선택했는데, 그랜트가 공만 건드리는 완벽한 블록하면서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시카고의 극적인 역전승이었다.

조던은 3번째 우승과 파이널 MVP를 따냈다. 그는 파이널 6경기 평균 41.0점 8.5리바운드 6.3어시스트 1.7스틸 FG 50.8%를 기록했다. NBA 역사상 파이널 시리즈에서 가장 높은 득점을 올린 선수로 현재까지 남아있다. 

또한 시카고는 1991년부터 1993년까지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1960년대 보스턴 셀틱스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팀이 되었다.

바클리는 정상의 자리에서 멀어졌다. 1993년 파이널이 그의 마지막 결승 무대였다. 개인 기량도 점점 떨어졌다. 고질적인 등과 무릎 부상 등으로 경기력이 급격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1996-97시즌에는 휴스턴 로케츠로 이적해 마지막 우승 트로피를 노렸으나 이마저도 아쉬움으로 남고 말았다.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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