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저스 데뷔전이 연기되고 있는 데이비드 프라이스와 무키 베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의 부진을 트레이드 하나로 만회한다. 바로 보스턴의 슈퍼스타인 무키 베츠를 영입해 공격력을 강화한 것이다.

다저스는 베츠와 사이영상 출신 좌완 데이비드 프라이스, 그리고 프라이스의 연봉보조 격으로 4800만 달러를 받았다. 반대로 알렉스 버두고, 지터 다운스, 코너 웡을 내줬다. 팀 연봉을 줄이려는 보스턴, 월드시리즈 트로피가 급한 다저스의 사정이 잘 맞아 떨어진 트레이드였다. 베츠는 2020년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는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즌 개막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잘못하면 2020년 시즌이 그대로 날아갈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확진자 수 및 사망자 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상황을 생각하면 이런 비관적 전망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다면 다저스는 베츠를 단 한 경기도 쓰지 못하고 날린다.

만약에 시즌이 취소된다면 두 팀의 손익 계산은 어떻게 변할까.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TR)는 이번 트레이드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다저스가 베츠를 1년 임대한 것에 가장 큰 방점을 찍으면서 “극적으로 보스턴 쪽으로 성과가 넘어간다”면서 다저스가 큰 손해를 볼 것이라 내다봤다.

시즌이 취소돼도 선수들의 서비스 타임은 그대로 보장된다. 베츠는 시즌이 진행되든 그렇지 않든 다가오는 겨울 FA 시장에 나간다. 3년 계약이 남은 프라이스도 1년을 날린다. 보스턴으로부터 받는 연봉 보조액도 3200만 달러로 줄어든다. 프라이스에게 연봉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큰 목표였던 선수를 한 번도 써보지 못하는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진다는 게 MLTR의 분석이다. 퀄리파잉오퍼는 여전히 제시할 수 있지만, 베츠는 그것을 받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프라이스 딜도 손해다. 3200만 달러를 받아도 이는 프라이스 연봉의 절반에 불과하고, 그나마 한 살이라도 젊은 프라이스를 활용할 수 없다. 

베츠, 버두고는 2021년에 없고, 작 피더슨 또한 FA 자격을 앞두고 있어 다저스 외야는 추가 보강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디 벨린저가 우익수로 간다고 해도, 주전 중견수는 이적 후 기대에 못 미치는 A.J 폴락이 되어야 한다. 게다가 좌익수 자리는 더 약화된다. 다저스가 이런 구성으로 다시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반대로 보스턴은 버두고, 다운스, 웡의 서비스 타임이 넉넉하게 남아있다. 사치세 리셋 기회를 2020년에 얻지 못한다는 것은 아쉽지만, 2021년은 충분히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각 구단들의 재정이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에 베츠의 FA 금액도 낮아질 것이라 분석한다. 그러나 다저스가 재영입한다는 보장은 없다. 금액이 낮아지면 오히려 접근할 수 있는 팀들이 더 많아질 수도 있다. 베츠는 신인 지명권이 아깝지 않은 대어 중의 대어다.

게다가 시즌 취소로 베츠 트레이드 조건의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아예 없어 보인다. MLTR의 스티브 아담스는 "베츠 거래에 변화가 있다면 이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모든 팀들이 보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트레이드에서 비슷한 손해를 본 팀들도 있기 때문이다. 다저스로서는 코로나 사태가 원망스러울 뿐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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