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토론토 랩터스의 상징이었던 더마 드로잔.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2018년 여름. 토론토 랩터스 구단 역사를 바꿀 트레이드가 발표됐다.

토론토는 2017-18시즌이 끝나고 팀의 에이스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인 더마 드로잔과 야곱 퍼들, 2019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1-20순위 보호)을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내주고 카와이 레너드, 대니 그린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유지리 사장은 14일(한국시간) 미국 방송 'TNT'와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그는 "2년 전 진행한 트레이드는 결정하기 정말 쉽지 않았다. 드로잔에게 그 소식을 전해야했을 때 난 케냐의 한 호텔에 있었다. 전화할 용기가 없어 새벽에 몇 시간이고 호텔 안을 거닐었다. 당시 기억을 절대 잊지 못한다"라며 "드로잔과는 아직 풀어야할 마음의 짐이 많이 남아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계속해서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한다. 이것이 농구고 사업이자, 내가 처한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트레이드 소식이 알려졌을 때 드로잔과 토론토 팬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드로잔은 2009년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9순위로 토론토에 지명된 후 줄곧 한 팀에서만 뛰었다. 토론토에서만 9시즌을 보내며 커리어 평균 19.7득점 4.1리바운드 3.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년 차 때부터 팀의 에이스 임무를 맡으며 토론토를 동부 콘퍼런스 강호로 만드는데 앞장선 선수가 드로잔이었다.

드로잔은 토론토의 현재이자 미래였다. 토론토는 2016년 FA(자유계약) 선수로 풀린 드로잔에게 5년 1억3,900만 달러(약 1,690억 원) 장기 계약을 안겨줬다. 드로잔도 FA 이후 다른 팀은 일체 만나지 않으며 토론토와 속전속결로 재계약을 체결했다.

매년 성장을 거듭한 드로잔은 2017-18 평균 23득점 5.2어시스트 3.9리바운드로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토론토도 드로잔의 활약 속에 정규 시즌을 동부 콘퍼런스 1위로 마쳤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고 마사이 유지리(50) 토론토 사장은 칼을 빼들었다. 드로잔뿐 아니라 직전 시즌 '올해의 감독'에 선정된 드웨인 케이시 감독도 해임했다.

▲ 카와이 레너드는 토론토에 창단 후 첫 파이널 우승컵을 안긴 뒤 자유계약선수가 되어 LA 클리퍼스로 이적했다.
이유는 있었다. 토론토는 5년 연속 동부 콘퍼런스 정규 시즌 4위 이내에 들었지만, 플레이오프에 가면 힘을 못썼다. 유지리 사장은 큰 경기에서 작아지는 드로잔에게 원인을 찾았다. 동부 콘퍼런스 정규 시즌을 1위로 이끈 케이시 감독의 선수 운용도 플레이오프에선 맞지 않다고 봤다.

결국 드로잔을 내주고 샌안토니오에서 우승을 맛본 레너드를 데려왔다.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토론토가 위험을 감수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레너드는 직전 시즌 부상으로 결장 경기가 많았다. 시즌 내내 샌안토니오와 불화설에 휩싸였다. 코트 밖 안 좋은 소문도 많았다. 계약 기간이 1년만 남은 것도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유지리 사장은 우승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 결국 토론토는 2018-19시즌 파이널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꺾고 창단 후 첫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레너드는 파이널 MVP가 됐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