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김건모. 제공|SBS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가수 김건모의 성폭행 혐의를 기소혐의로 송치하는 과정에서 검찰이 혐의 입증이 부실한 점을 들어 반려했으나 경찰이 이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김건모의 성폭행 혐의를 수사한 서울 강남경찰서가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하려 하자 이를 두 차례에 걸쳐 반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경찰서는 사건이 오래 돼 뚜렷한 물증이 없는 상태에서도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성 있다는 이유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기록을 검토한 검찰은 "혐의 입증을 위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두 차례 보완 수사를 지시하며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두 차례 반려 후 세 번째에도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수사 담당 경찰의 강력한 의견 피력으로, 검찰이 마지못해 서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 수집을 보강할 필요가 있고 혐의 유무에 대해서도 다시 판단하라는 취지해서 여러 번 재지휘를 했던 것이다"라며 "경찰이 마지막 송치를 하려 했을 땐 관례상 3번씩 재지휘하는 경우가 드물어 사건을 일단 넘겨 받기로 한 것이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은 사건을 돌려보내는 과정에서 기소 혹은 불기소 의견 없이 사건을 넘기는 '사안송치'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례적인 경우다.

이에 대해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여러 번 보완 수사 지휘가 내려온 것은 맞지만 나름대로 수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기소의견을 달았고 문제 없다"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검찰이 경찰과 달리 증거 부족으로 김건모의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릴 경우, 경찰은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무리한 판단이었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강남경찰서는 성범죄 사건 메뉴얼에 따라 김건모가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A씨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과 무고 혐의 등의 수사에 착수했다. 성폭행 혐의와는 별도로 성립 요선을 따져 절차대로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2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의 성폭행 의혹 제기 이후 김건모를 강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김건모 소속사 건음기획 측은 "성폭행 의혹은 사실무근이다"라며 A씨를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과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14일 경찰 조사를 받았으며, 김건모는 15일 강남경찰서에서 12시간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주변인 등 참고인 보강 수사를 거쳐 2개월 뒤인 지난달 25일 김건모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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