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의 제안을 뿌리치고 도전을 선택한 러프는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가운데, 한국을 떠나 상위 리그에 도전했던 외국인 선수들이 기약 없는 대기에 들어갔다. 

KBO리그에서 정상급 활약을 펼쳤던 조쉬 린드블럼(33·밀워키), 앙헬 산체스(31·요미우리), 제리 샌즈(33·한신), 다린 러프(34·샌프란시스코)는 올 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팀을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산체스와 샌즈는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와 한신의 러브콜을 받았다. 러프는 개인 경력에서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MLB) 문을 두드렸고 린드블럼은 밀워키와 3년 계약을 맺고 화려하게 복귀했다. 네 선수의 성공 여부도 큰 관심사였다.

하지만 언제 경기에 나설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했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시범경기 잔여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개막을 뒤로 미뤘다. 미국은 이미 30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와 전 세계 1위의 불명예를 썼다. “6월 애리조나에 모여 개막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가장 힘든 선수는 러프다.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러프는 초청선수 신분으로 스프링트레이닝에 합류해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14경기에서 타율 0.429,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1.469였다. 초청선수 신분으로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지만, 어쨌든 2016년 이후 MLB 복귀 가능성이 열린 상태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에 행진이 멈췄다. 

러프는 한국에서 150만 달러 상당의 연봉을 받았다. 한국에 있었다면 연봉을 정상적으로 지급받았겠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 재정적으로는 분명 한국보다 못하다. 무엇보다 좋았던 흐름이 끊기면서 팀의 눈도장을 받을 기회를 잃었다는 게 아쉽다. 

나머지 선수들은 그래도 팀 내에서의 기대치와 위치가 있으니 사정이 한결 낫다. 린드블럼은 밀워키와 3년 계약을 했고, 산체스 또한 다년 계약으로 알려졌다. 샌즈도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고, 현재 급여는 정상적으로 지급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를 발판 삼아 확실한 성공을 거두려는 꿈은 일단 코로나19 사태에 무기한 보류된 상태다.

특히 산체스는 시범경기에서도 부진해 조짐이 좋지 않다. 개막 엔트리 및 선발 로테이션 승선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현지 언론의 불안한 시선은 여전하다. 샌즈 또한 시범경기 성적이 확실하지는 않았다. 1년 계약 신분이라 올해가 중요한데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기회를 잃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개막은 “5월에도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코로나19 사태가 크게 확산된 미국은 현재 야구가 중요한 상황이 아니다. 일본도 긴급사태 선포로 적어도 5월 초까지는 리그 개막이 불가능한 가운데, 컨디션 관리를 생각하면 역시 6월 개막이 유력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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