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킹엄은 이제 구속을 끌어올리는 마지막 과제가 남았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K는 지난해 43승을 합작한 세 명의 선발투수가 모두 팀을 떠났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고, 앙헬 산체스와 헨리 소사도 저마다 다른 사정으로 팀을 떠났다.

염경엽 SK 감독은 “새 외국인 투수들이 올 시즌 성적의 키를 쥐고 있다”고 말한다. 당연한 이야기다. 새롭게 영입한 닉 킹엄(29)과 리카르도 핀토(26)가 나란히 두 자릿수 승수와 그에 걸맞은 내용을 보여주며 선전한다면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할 경우 ‘43승’의 공백은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SK의 시선이 온통 두 선수에 쏠려 있는 이유다.

지금까지 청백전 결과는 다소 희비가 엇갈린다. 킹엄이 순항하며 외인 에이스 칭호의 기대감을 가져간 반면, 핀토는 아직 고전 중이다. 다만 아직 개막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남았다. 지금 결과가 나쁘지 않은 킹엄도 보완해야 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핀토 또한 가지고 있는 재료는 좋은 만큼 채워 넣을 여지가 있다.

킹엄은 이미 장점을 모두 보여줬다. 196㎝의 큰 키에서 나오는 각이 큰 공이 일품이다. 동료 선수들은 “조금 과장해 2층에서 던지는 느낌”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주무기인 120㎞대 초반의 커브는 엄청난 낙차를 그린다. 체인지업와 슬라이더 등 다른 변화구의 완성도도 수준급이다. 게다가 집중타를 허용하지 않는 노련한 구석에 땅볼유도능력도 갖췄다.

다만 아직 구속이 다 올라오지 않았다. 5일 청백전에서 킹엄의 최고 구속은 145㎞ 정도였다. 대다수의 포심이 140㎞대 초반에 형성됐다. SK 한 관계자는 “우리가 봤을 때 가장 좋을 때는 포심 최고가 150㎞ 이상, 평균이 147㎞ 정도였다”면서 “구속이 더 올라와야 하는 부분은 있다”고 했다.

킹엄도 이를 알고 있다. 다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컨디션이 100%가 아닐뿐더러, 지금은 선수의 구속을 모두 짜낼 만한 여건도 안 된다. 관중이 들어오고, 상대 팀과 경기를 하면 자연히 몸이 긴장하고 집중하면서 구속이 오를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킹엄은 5일 경기 후 “뭔가 들끓어오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 구속으로 많은 변화구를 섞어 던지는 것은 만족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핀토는 조금 복잡하다. 이미 구속은 거의 다 올라왔다. 포심 최고는 152㎞를 던졌고, 매 경기 평균 140㎞대 후반에 형성된다. 주무기인 투심패스트볼도 140㎞대 후반까지 나온다. 체인지업이나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의 속도와 각도 자체를 하나하나 뜯어 놓고 보면 나쁘지 않다. 그러나 커맨드가 조합이 잘 안 되는 인상이 강하다.

5일 경기(4이닝 6실점 1자책점)에서도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집중타를 허용했다. 물론 책이 끼어 있어 스스로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도 후속타를 막아내지 못한 건 분명했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템포가 빨라지거나 주자 견제에 실패하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변화구는 높낮이 조절이 잘 되지 않았다. 포수들의 볼배합에 고민을 더하는 부분이다. 아직 한 달 가까운 시간이 남아있다는 점은 그래서 다행이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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