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J 힌치 감독.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불난 데 부채질, 불 위에 기름 붓기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짐 크레인 구단주는 14일(한국시간) 기자회견에서 "그 일(불법 사인 훔치기)은 경기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했다. 몇몇 선수들은 "그래도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은 우리 것"이라고 지나치게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21일 미국 디애슬레틱 켄 로젠탈 기자에 따르면 한 라이벌 구단 고위 관계자는 크레인 구단주의 심리를 이렇게 요약했다. "거절, 거절, 거절, 엿먹어라. 우승은 우리 것." 휴스턴 관계자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렇게 냉소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휴스턴이 2017년 우승을 계속 언급하면 올 시즌을 망칠 것 같다"고 말했다. 

로젠탈 기자는 휴스턴의 전현직 구성원 가운데 AJ 힌치 감독이 가장 좋은 대응을 했다고 돌아봤다. 힌치 감독은 불법 사인 훔치기 스캔들 뒤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1년 징계를 받았고, 휴스턴에서 해고됐다. 

▲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휴스턴.
힌치 감독은 MLB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구단과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불법 사인 훔치기를 자행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더 적극적으로 중단을 명령하지 못한 점을 후회했다. 당시 힌치 감독은 '코드브레이커'에 쓰인 리플레이 모니터를 부수는 식으로 선수단에게 반대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곧 모니터가 다시 설치됐고, 힌치 감독은 침묵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대목은 불법 사인 훔치기가 선수들과 팀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에 대한 의견이다. 그는 효과를 떠나 불법을 저지른 사실 자체에 주목하고 반성했다.

힌치 감독은 "모두 자신의 결론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이 불법에 의해 정상에 오른 선수들이 아니었다는 것이 증명됐으면 한다"면서도 "불행하게도 그 질문에 정확히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떤 이익을 얻었는지, 혹은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일을 했다"고 밝혔다. 

로젠탈 기자는 "힌치 감독은 그들의 업적을 모두 내려놓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뻔뻔하지도 않았다. 가장 어른스럽게 대처했다. 휴스턴의 다른 구성원들이 보고 배울 만했다"고 평가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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