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첫 불펜피칭을 소화한 KIA 외국인 투수 브룩스(오른쪽)와 가뇽 ⓒ김태우 기자
[스포티비뉴스=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 배정호 영상 기자] 코치는 오버페이스를 극도로 경계했다. 피칭을 지켜본 동료들과 프런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선수들은 힘이 넘쳤다. KIA의 외국인 투수들이 쾌조의 컨디션과 함께 시동을 걸었다.

미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KIA는 3일(한국시간)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나섰다. 2일에는 비가 내려 간단히 오후 훈련만 했으니 사실상 이날이 첫 공식 훈련이나 다름 없었다. 투수들의 불펜피칭도 3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은 외국인 투수들인 애런 브룩스(30)와 드류 가뇽(30)이었다.

두 선수는 이날 25개의 공을 가볍게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몸 상태가 좋았다. 컨디션이 좋다보면 투수들은 아무래도 더 ‘강한 공’에 욕심이 나는 법. 그럴 때마다 서재응 투수코치가 “오늘은 첫 날이다. 밸런스로만 던져라”고 제지할 정도였다.

그런 서 코치도 “나도 미국야구를 했지만, 미국에 있는 선수들은 캠프에 올 때 몸 상태를 어느 정도 만들어온다. 오늘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피칭을 했다. 개인적으로 많이 만족하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불펜 한켠에서 두 선수의 피칭을 지켜본 ‘에이스’ 양현종 또한 “외국인 선수들은 캠프 합류할 때 몸을 만들어온다. 지금 수준이면 80% 정도는 되는 것 같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두 선수는 모두 우완이다. 그러나 스타일이 사뭇 다르다는 평가다. 조계현 KIA 단장은 “브룩스는 조금 더 와일드한 유형, 가뇽은 스리쿼터식의 부드러운 투구폼을 가지고 있다. 로테이션상 (우완인) 둘을 붙여놔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서 코치 또한 “브룩스는 타자와 싸움을 하는 유형의 투수고, 가뇽은 공끝과 제구로 타자들을 상대하는 유형의 투수”라면서 두 선수의 스타일이 확연하게 다르다고 설명했다.

KIA는 지난해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에 울었다. 제이콥 터너(7승13패 평균자책점 5.46)와 조 윌랜드(8승10패 평균자책점 4.75)는 빠른 공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능력을 다 보여주지 못한 채 재계약에 실패했다. 기복도 심했다. 두 선수가 제 몫을 해야 올해 KIA의 도약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중 조금 더 상수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는 브룩스다. 지난해도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로 뛰며 110이닝을 던진 투수다. 많은 이들이 “지금은 KBO리그에 올 선수가 아닌데, KIA가 좋은 영입을 했다”고 평가할 정도다. KIA 관계자들은 “두 자릿수 승수에 170이닝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다. 가뇽보다는 조금 더 상수에 가까운 선수”라고 입을 모은다.

가뇽도 최근 2년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경력이 있다. 브룩스보다는 전체적인 경력에서 다소 떨어질 수 있어도, 최근 꾸준하게 상승세를 타고 있었던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몇몇 구단과 영입 경쟁에서 KIA가 최종적으로 승리한 선수다. 브룩스에 비해 기교파로 분류되는 것이지, 140㎞ 중·후반의 공을 충분히 던질 수 있고 변화구 구사 능력도 뛰어나다. 뚜껑은 열어봐야겠지만, 두 선수 모두 좋은 컨디션 속에 경쾌한 출발을 했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스포티비뉴스=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 배정호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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