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래리 워커(왼쪽)와 데릭 지터가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명예의 전당 입회 합동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명예의 전당’이라는 글자가 적힌 유니폼을 건네 입은 전설들은 아이처럼 해맑게 웃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최고 영예로 꼽히는 명예의 전당 헌액이 결정된 데릭 지터와 래리 워커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정말 영광스럽다. 입회 소식을 듣고 너무나 기뻤다”면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MLB닷컴은 현지 취재진을 통해 이날 기자회견 분위기를 상세히 전했다.

지터와 워커는 22일 발표된 2020년 명예의 전당 헌액 멤버에서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1995년 데뷔 후 2014년 은퇴까지 뉴욕 양키스에서만 뛴 유격수 지터는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에서 전체 397표 중 1표가 모자란 396표를 받아 명예의 전당이 있는 쿠퍼스타운으로 입성하게 됐다. 1989년 몬트리올 엑스포스를 시작으로 콜로라도 로키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거치며 17년간 활약한 외야수 워커는 헌액 가능한 마지막 기회였던 올해 76.6%(304표)를 얻어 커트라인인 75%를 가까스로 넘었다.

263번째와 264번째 명예의 전당 멤버가 된 둘은 이날 진행된 합동 기자회견에서 명예의 전당 글자가 적힌 유니폼 상의와 모자를 착용하며 기쁨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 래리 워커(왼쪽)와 데릭 지터가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명예의 전당 입회 합동 기자회견 도중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역대 57번째로 입회 자격 첫 해 영광을 안은 지터는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사실 나는 괜한 징크스가 생길까 봐 현역 시절은 물론 은퇴 후 지난 5년간 명예의 전당이란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기를 주저했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이어 “지금은 내 감정을 자극하는 시간이다. 또한, 성찰의 시간이기도 하다. 그간 정말 많은 노력과 시간이 지나갔다. 크나큰 영광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터뷰 초반 “어제 입었던 캐릭터 티셔츠보다 오늘 유니폼이 더 낫다”면서 좌중을 웃긴 워커는 “BBWAA 잭 오코넬 회장으로부터 받은 연락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전화였다. 어젯밤 모든 것들이 빙빙 돌고 있는 느낌이라 쉽게 잠들지 못했다”고 설레는 마음을 말했다.

발표 직후 300통이 넘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워커는 “(명예의 정당 입회를 위해) 커리어를 쌓으려고 하지 마라. 그저 동료들과 열심히 뛰어라. 자신의 경력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이다”고 후배들에게 조언을 남겼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내가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터와 워커는 7월 26일 쿠퍼스타운에서 열리는 입회식을 통해 공식적으로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된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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