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내한 공연을 연 퀸. 제공| 현대카드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전설은 현재진행형이었다. 밴드 결성 이후 47년 만에 단독 공연으로 한국을 찾은 퀸이 고척돔을 뜨겁게 달궜다. 

퀸은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이하 고척돔)에서 첫 단독 내한 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퀸'을 열고 2만 3000명의 관객을 열광시켰다. 

퀸은 전날에 이어 19일에도 고척돔 무대에 섰다. 양일간 4만 6000여 명이 모였다. 퀸이 단독 내한공연으로 한국 팬들을 만나는 것은 1973년 결성된 이후 47년 만에 처음이다. 

내한은 2014년 슈퍼소닉 록 페스티벌 이후 6년 만이다. 이번 공연은 퀸의 오리지널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와 드러머 로저 테일러, 그리고 2012년부터 프레디 머큐리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의 아담 램버트가 함께했다. 

▲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내한 공연을 연 퀸. 아담 램버트와 브라이언 메이(왼쪽부터)가 무대를 펼치고 있다. 제공| 현대카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폭발적인 흥행과 함께 퀸은 대한민국에 '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퀸과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다룬 '보헤미안 랩소디'는 천만에 가까운 994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스크린을 넘어 문화 전반에서 퀸 열풍이 이어졌다. 수십년 전 발표된 퀸의 명곡들은 아이돌 그룹이 지배하던 국내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 하는 등 '퀸 신드롬'은 영화를 넘어 하나의 문화현상이 됐다. 

현장은 이를 방증하듯 2030 관객들이 넘쳐났다. 퀸의 굿즈를 착용한 10대 팬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보헤미안 랩소디' 당시 일상이 '퀸망진창(퀸+엉망진창) 됐던' 청소년과 2030 관객부터 퀸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중장년층 관객이 모여 장관을 이뤘다. 

퀸을 상징하는 거대한 왕관 모양의 무대는 압도적인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프레디 머큐리가 생전 남긴 마지막 앨범에 수록된 '이누엔도'를 시작으로 퀸은 '나우 아임 히어', '세븐 시즈 오브 라이', '킵 유어셀프 어라이브', '해머 투 폴'로 쉼없는 무대를 이어갔다. 

▲ 퀸 오리지널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 제공| 현대카드

아담 램버트는 "'서울'은 '소울'을 가지고 있다"는 재치있는 말로 인사를 전하며 "오늘도 이 두 분을 소개하게 돼 영광이다. 로큰롤의 두 전설"이라고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를 소개했다. 이어 "여러분들은 프레디 머큐리를 사랑하는가. 저도 그렇다. 여러분과 내가 함께 프레디 머큐리를 찬양하자"고 말해 관객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킬러 퀸'을 시작으로 '돈 스탑 미 나우', '섬바디 투 러브', '러브 오브 마이 라이브', '크레이지 리틀 싱 콜드 러브' 등 퀸의 주옥같은 무대가 관객의 심장을 울렸다. 전성기 못지 않은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의 힘찬 연주는 고척돔을 가득 채웠다. 보조 연주자 없이 모든 무대를 완벽하게 소화한 두 사람에게선 전설의 관록이 느껴졌다. 

▲ 퀸의 보컬로 투어를 펼치고 있는 아담 램버트. 제공| 현대카드

아담 램버트는 풍성하면서도 날이 잘 벼려진 보컬로 관객을 매료시켰다. 그가 프레디 머큐리의 아우라를 대체할 수 없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아담 램버트는 프레디 머큐리 자리를 대체하거나, 그의 보컬을 그대로 모방하면서 제2의 프레디 머큐리가 되려고 하지 않았다. 화려한 의상과 독보적인 무대 매너,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한 듯한 보컬색은 프레디 머큐리와는 또 다른 퀸의 무대를 완성했다. 

프레디 머큐리도 무대에 있었다.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에서는 생전 프레디 머큐리가 영상으로 등장해 팬들의 '떼창'을 독려했다. 무대에 홀로 나와있는 브라이언 메이와 손을 맞잡으려다 엉덩이를 내미는 재기발랄한 프레디 머큐리의 생전 얼굴은 관객을 눈물 흘리게 만들었다. '보헤미안 랩소디'에서도 등장했던 '에-오' 장면도 영상에 재현됐다. 프레디 머큐리를 따라 '에-오'를 외치는 고척돔은 웸블리 스타디움의 열기를 꼭 닮아 있었다. 

▲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내한 공연을 연 퀸. 제공| 현대카드

퀸은 열정적인 한국 팬들에게 감동받은 것처럼 보였다. 여러 차례 "감사합니다", "사랑해요"를 외치며 한국 팬들을 향한 고마움을 전했다. 어쿠스틱 기타를 치며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를 홀로 부른 브라이언 메이는 "안녕? 안녕하세요"라고 귀여운 한국어 인사를 전했다. 

휴대전화 불빛을 이용한 관객 이벤트에는 "제가 여러분들을 사랑하는 것을 알고 있을 거다.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은 처음이다. 여러분들은 정말 감동적이다"라고 말한 뒤 또 한 번 "감사해요"라고 한국어 인사로 '특급 한국 사랑'을 실천했다. 앙코르 무대에서는 브라이언 메이가 태극기 티셔츠를 입고 나오기도 했다. 

'보헤미안 랩소디', '위 윌 록 유', '위 아 더 챔피언스'로 화려한 공연은 끝났다. 퀸은 한국 관객들에게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객"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퀸은 2만 3000명 관객과 호흡하며 잊을 수 없는 현재진행형 전설을 썼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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