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포수 김태군 ⓒ NC 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NC 다이노스 포수 김태군(31)은 생애 처음 FA 자격을 얻은 기쁨도 잠시, 냉혹한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김태군은 18일 NC와 4년 최대 13억 원 계약에 합의했다. 계약금 1억 원, 연봉 2억 원, 총 옵션 4억 원이다. 보장 금액은 9억 원으로 나이 30대 초반 포수의 몸값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금액이다.

연봉이 눈에 띈다. 김태군은 지난해 연봉 2억3000만 원을 받았는데, 오히려 3000만 원이 깎인 금액에 사인했다. FA를 신청하지 않고 해마다 연봉 협상을 하는 것만 못한 결과다. 이전 사례를 찾아봐도 FA 계약 연봉이 선수의 직전 연도 연봉보다 적은 경우는 없었다.

김태군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FA 시장이 열리기 전만 해도 롯데 자이언츠가 포수 보강에 나설 것으로 보였지만, 한화 이글스와 트레이드로 포수 지성준을 데려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롯데는 대신 외부 FA로 2루수 안치홍(2+2년, 최대 56억 원)을 데려왔다. 

NC 잔류 이외의 길은 사라진 상황. NC도 많은 돈을 주고 김태군과 계약을 진행하기 어려웠다. 지난해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를 4년 125억 원에 데려왔고, 차세대 포수로 키우고 있는 김형준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정범모까지 더하면 1군에서 뛸 수 있는 포수가 3명이었다. 김태군이 경찰청에 입대하기 전까지 주전을 보장 받았던 2015년~2017년과는 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김태군을 아예 전력 외로 평가하진 않았다. 올해 21살인 김형준의 군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벌려면 김태군이 필요했다. 김태군까지 1군 전력 포수 4명을 갖추면 양의지를 지명타자로 기용하면서 체력 안배를 해주는 시나리오도 쓸 수 있었다. 그래서 계속 협상을 진행했다. 

김태군 측은 타격 지표로는 어필하기 힘들다는 점을 인지하고 프레이밍 지표 등을 따로 준비해 수비력을 어필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래도 구단은 지난해보다 삭감된 연봉을 제시했고, 보장 금액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김태군은 더 기다리느니 하루 빨리 팀에 합류해서 운동을 시작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고 도장을 찍었다. 

김종문 NC 단장은 "김태군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은 NC의 전력 강화에 필요하다. 팀과 선수가 여러 방안을 함께 고민했고, 충분히 서로의 생각을 나눈 협상이었다. 잘 기다려준 김태군에게 고맙다"고 말했고, 김태군은 "창단부터 함께한 NC에서 다시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보다 값진 선수로 팀에 공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태군은 냉혹한 첫 FA 경험을 뒤로하고 새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김태군은 오는 29일 선수단과 함께 미국 애리조나로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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