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이대은이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수원, 고봉준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kt 위즈 우완투수 이대은(31)은 요새 피트니스센터와 야구장을 오가며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다. 후회 없는 2년차 시즌을 맞이하기 위해서다.

미국 스프링캠프 출국이 어느덧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만난 이대은은 장발의 머리카락을 뒤로 질끈 묶은 채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개인 훈련을 끝낸 뒤 만난 이대은은 “KBO리그로 처음 온 지난해는 정말 시간이 빨리 지나간 느낌이었다. 무언가를 해보려고 하니 어느새 시즌이 끝나있었다”라며 멋쩍게 웃고는 “2019년 한 해 동안 잔부상이 많았다. 핑계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팔꿈치와 햄스트링, 골반 쪽이 돌아가면서 조금씩 아팠다. 그래서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부상 방지를 목표로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대은은 미국과 일본, 한국야구를 모두 경험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프로야구 시카고 컵스에서 뛴 뒤 일본프로야구로 건너가 2년간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국내 복귀를 위해 2017년부터 2년간 경찰야구단에서 복무한 후 지난해부터 kt 소속으로 활약하고 있다.

“직접 한국 타자들을 상대해보니 한국야구가 미국과 일본야구의 성격을 모두 지니고 있다는 이야기를 실감하게 됐다. 말로 쉽게 표현할 수는 없지만 두 나라의 성향을 고루 느낄 수 있었다. 한국 타자들이 상당한 수준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알게 됐다.”

이대은은 지난해 선발로 출발해 롱릴리프 그리고 마무리로 보직을 계속해 바꿨다. 선발로서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탓이 컸다. 팔꿈치 부상으로 한 달여를 쉰 적도 있었다.

이대은은 “앞서 말한 잔부상이 겹치다보니 몸이 따라주지를 않았다. 초반부터 무언가를 보여주려다가 오버 페이스가 됐다”면서 “사실 미국에서는 선발로만 뛰었고, 일본에서도 불펜 경험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보직을 바꾸면서 걱정이 많았다. 일단 무작정 ‘막고 보자’는 마음으로 던졌는데 마무리로서 가능성을 발견해 뿌듯했다”고 미소 지었다.

189㎝의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이대은은 실력만큼이나 뛰어난 외모로도 관심을 끈다. 물론 도시적인 이미지가 짙어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는 오해도 샀다.

이대은은 “주위로부터 그러한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kt로 와서도 많은 후배들이 나를 어려워했다. 그런데 실제로 함께 지내 보면 대부분이 정반대 느낌을 받게 된다. 재미있는 농담도 많이 던지고, 또 실없이 웃기도 한다. 동료들이 내게 가끔은 ‘얼굴값을 못한다’고 놀리곤 한다”고 수줍게 웃었다.

고등학교 시절 이후 모처럼 한국에서 한 해를 보내며 행복했다는 이대은은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아쉬움이나 후회는 전혀 없었다. 어차피 지나간 일을 되돌릴 수도 없고, 후회는 결국 내게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새해 포부를 놓고는 “감독님께서 올 시즌 내게 어떤 보직을 맡기실지 아직 잘 모르겠다. 선발과 중간, 마무리 모두 어차피 투수가 공을 던지는 점만큼은 같다고 생각한다. 그저 지난해처럼 아프지 않고 풀시즌을 충실히 소화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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