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캇 보라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훌륭한 팀이 훌륭한 선수를 얻는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석한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한 말이다. 지난해 스토브리그가 얼어붙으면서 '악마의 에이전트'라는 명성과 기대에 못 미쳤지만, 올해는 메이저리그 구단을 쥐고 흔들고 있다. 

보라스는 지금까지 굵직한 계약 3개를 성사시켰다. FA 최대어 게릿 콜이 11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와 9년 3억2400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역대 FA 투수 최고액이다. 연봉은 3600만 달러로 이 역시 역대 투수 최고액이다. LA 에인절스도 게릿 콜에게 꽤 큰 금액을 베팅했지만, 3억 달러에는 못 미쳤다는 후문이다.

보라스는 10일 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와 원소속팀 워싱턴 내셔널스의 7년 2억4500만 달러 계약을 터트려 콜의 몸값을 더 띄웠다. 3일에는 내야수 마이크 무스타카스와 신시내티 레즈의 4년 6400만 달러 계약을 이끌며 몸을 풀었다.

3건의 계약으로 3개 구단에 얻어낸 돈이 6억33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7559억9190만 원이다. 

6억3300만 달러는 중간 집계에 불과하다. 보라스는 3루수 최대어 앤서니 렌던의 계약도 추진하고 있다. 좌완 류현진과 외야수 닉 카스테야노스, 투수 댈러스 카이클도 보라스의 고객이다. 

렌던은 올해 워싱턴에서 146경기를 뛰면서 타율 0.319(545타수 174안타), OPS 1.010, 34홈런, 126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내셔널리그 실버슬러거 상을 수상했다. 워싱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하며 주가를 더 올렸다. 보라스는 렌던에게 7년 계약을 보장할 수 있는 팀을 원하고 있다. 고액 계약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류현진은 콜과 스트라스버그를 놓친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미네소타 트윈스가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고, 콜을 노리다 실패한 LA 다저스도 재계약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계약 기간 3년이 유력한 상황이다. 미국 언론은 선발투수 카드가 많이 줄어든 만큼 1억 달러 이상 계약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USA투데이는 11일 'FA 영광의 시대가 돌아오고 있다'는 칼럼에서 보라스와 나눈 대화 내용을 실었다. 보라스는 "구단주는 훌륭한 팜 시스템도 갖추고 있으면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저력까지 지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구단은 아직 우승 경력이 없고, 우승에 가까워지지도 못했다. 많은 구단이 경쟁 상황에서 학술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그 결과 관중이 줄고, 재미도 반감되면서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이제는 다시 전통적인 접근으로 돌아가서 잘 알려진 베테랑이나 기대(우승)를 충족시킬 능력이 있는 선수를 시장에서 영입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구단주들의 생각이 바뀌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올해 FA 시장은 보라스의 주장대로 흘러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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