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UFC부산 특별취재팀 박대현 기자] 열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인 파이터 6인이 부산에 뜬다.

UFC 부산 대회가 오는 2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다. 약 4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빅 이벤트다.

UFC 부산 대회에는 다재다능한, 매력적인 파이터가 많다. 특히 현재 옥타곤에서 활동하는 코리안 파이터가 총출동해 기대감을 모은다.

메인이벤터 정찬성(32, 코리안좀비MMA)의 상대였던 브라이언 오르테가(28, 미국)는 부상으로 낙마했지만 UFC는 거물급 선수를 찾고 있다.

대체 선수로 프랭키 에드가(38)와 제레미 스티븐스(33, 이상 미국) 등이 물망에 오른 상황. UFC 부산 대회 관계자는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코리안 좀비에게 어울리는 최상의 상대를 찾기 위해 온힘을 다하고 있다. 오르테가만큼 재미를 선사할 대체 선수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힘줘 말했다.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28)가 1년 11개월 만에 옥타곤 복귀전을 준비하는 가운데 3연승을 노리는 강경호(32), 3연패 늪을 경계하는 마동현(31, 이상 부산 팀매드)이 오픈핑거글로브를 낀다.

한국인 최초 UFC 라이트헤비급 파이터 정다운(25)은 옥타곤 데뷔 2연승을 겨냥하고 박준용(28, 이상 코리안탑팀)과 최승우(27, 팀 몹)는 첫 승 신고를 벼르고 있다.

▲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가 1년 11개월 만에 옥타곤으로 돌아온다.
◆ 23살 웰라운드 싸움꾼 만나는 '코리안 슈퍼보이'

재기 무대가 결정됐다. 최두호는 UFC 부산에서 찰스 조르댕(23, 캐나다)과 주먹을 맞댄다.

조르댕은 총 전적 9승 2패를 자랑하는 웰라운드 파이터다. 키와 리치 모두 175cm로 최두호(키 176cm 리치 177.8cm)보다 조금 작다.

서브미션 결정력이 빼어나다. 프로 아마추어 통틀어 거둔 16승 가운데 8승을 상대 탭으로 챙겼다. '바닥 싸움'에 일가견이 있다.

트라이앵글초크와 길로틴 초크, 리어네이키드초크 등 다양한 초크를 매끄럽게 구사한다. 톱과 백 포지션 가리지 않고 적 움직임을 봉쇄하는 노하우가 상당하다.

타격 능력도 만만찮다. 프로 데뷔 뒤 급상승했다. 기본적인 주먹 힘이 나쁘지 않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상황별로 쓸 수 있는 무기가 많다.

특히 전진 스텝을 밟으면서 뻗는 스피닝 백 피스트(백스핀 블로)가 위력적이다. 여기에 클린치 상황에서 니 킥이나 순간적으로 거리를 좁히고 던지는 숏어퍼컷도 위협적.

들개 같은 면이 있다. 한 번 걸리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파운딩 펀치를 쏟거나 원투 스트레이트를 꽂는다.

타격 스타일만 보면 최두호와 상당히 닮은 구석이 많다. 스텝을 많이 밟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치고 빠지는 인 앤드 아웃이 좋고 상대 움직임을 정확히 보고 때릴 줄 안다. 최두호로선 변칙적인 스텝 등으로 자기 거리를 내주지 않는 신중한 플랜이 필요해 보인다.

▲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는 옥타곤 3연승을 노린다.
◆ 한일전 승률 100%…"한중전도 문제없다"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는 UFC 3연승에 도전한다. UFC 부산에서 리우 핑유안(25, 중국)을 제물로 밴텀급 랭킹 15위 진입을 노린다.

압박을 즐기는 싸움꾼으로 꼽힌다. 복싱과 주짓수를 두루 익힌 핑유안은 복서처럼 꾸준히 머리를 흔들면서 자기 거리를 물색한다.

앞손과 뒷손 모두 속도가 탁월하다. 리치가 긴 편이 아니기에 적극적인 압박을 경기 플랜으로 삼는 유형(183cm).

압박에 성공하면 선택지가 둘로 나뉜다. 강력한 숏어퍼컷, 오버 핸드 훅을 뻗거나 기습적인 태클을 시도하는데 둘 모두 위력이 있다. 클린치 상황에서 순간적인 초크도 위협적.

기본적으로 근접전에서 힘을 발휘하는 선수다. 강경호로선 지난해 11월 UFC 파이트 나이트 141에서 핑유안을 괴롭힌 마틴 데이(30, 미국)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태권도 베이스인 데이는 파고드는 핑유안에게 끊임없이 보디 킥과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핑유안이 압박형 선수이다 보니 맞더라도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데이 프론트 킥과 뒷손이 몇 차례 들어가자 경기 흐름이 요동쳤다. 핑유안은 압박을 들어갈 때 복부가 자주 열려 있다. 킥도 그리 강하지 않다.

거리를 떨어뜨리면 쓸 무기가 별로 없다. 강경호가 고려해 볼 만한 빈틈이다.

▲ 마동현은 오는 21일 UFC 부산 대회를 앞두고 "부산은 내 고향이다. 난 안방에서 강했다.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연패 탈출을 자신했다.
◆ 8승 무패 그래플러 마주한 '마에스트로'

마동현은 지난해 옥타곤 3연승으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승리없이 2연패 중이다.

분위기 반등을 위한 승리가 절실하다. 고향에서 2019년 첫 승을 올리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상대는 오마르 모랄레스(34, 베네수엘라)로 결정됐다. 모랄레스는 주로 남미 무대에서 활약한 파이터.

지난해 여름부터 벨라토르와 컨텐더 시리즈 등 메이저 무대에 얼굴을 비쳤는데 여기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남미를 벗어난 지 2년도 안 돼 UFC 호출을 받았다.

무패 전적을 자랑한다. 2011년 MMA 데뷔 뒤 8연승을 쌓았다.

8승 가운데 4승을 서브미션으로 챙겼다. 리어네이키드초크와 길로틴 초크, 암바로 상대 탭을 얻어 냈다.

경기 영상을 보면 완력이 상당하다. 태클 타이밍이 빠르진 않지만 적 허리를 잡은 뒤 넘어뜨리는 데 일가견이 있다.

마동현은 지난 8월 스캇 홀츠맨 전에서 상대 힘에 다소 고전했다. 모랄레스가 지닌 억누르는 힘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테이크다운 자체를 쉬이 허락하지 않는, 거리 유지에 초점을 맞춘 플랜이 요긴해 보인다.

아울러 모랄레스는 리치가 188cm에 이른다. 마동현보다 10cm 더 길다.

쓰러져 있는 상대에게 강력한 원거리 파운딩을 꽂을 줄 안다. 간간이 섞는 하이 킥도 위협적. 기본적으로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은 파이터다.

▲ 국내 격투 팬들은 정다운(맨 왼쪽)이 흘린 눈물을 다시 보고 싶어 한다.
◆ 리치만 209.5cm…타격 맞불은 위험하다

정다운은 세 마리 토끼를 좇는다. 우선 지난 8월 데뷔전 승리가 실력에 기반한 결과였음을 증명하려 한다.

또 MMA 12연승을 이어 가면서 랭킹 15위 진입 교두보까지 마련하고자 한다. 한 걸음 한 걸음이 한국 중량급 역사다.

정다운은 UFC 부산에서 마이크 로드리게스(30, 미국)와 맞붙는다.

로드리게스는 193cm 큰 키를 자랑하는 파이터. 더 눈이 가는 건 리치다. 무려 209.5cm에 이른다.

신체조건을 십분 활용한다. 타격 강점이 뚜렷하다.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거둔 10승 가운데 8승을 (T)KO로 챙겼다.

장신의 사우스포 타격가는 누구에게나 위협적이다. 정다운으로선 로드리게스의 긴 리치를 활용한 연타와 킥 대비가 필수다.

다만 테이크다운 이해도는 그리 높지 않다. 로드리게스가 패한 경기를 보면 상대가 집요하게 그래플링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로드리게스와 타격으로 맞불을 놓지 않고 꾸준히 태클을 시도하고 클린치를 걸어 판정승을 따냈다. 데빈 클락과 케빈 할리, 존 앨런(금지약물 복용으로 무효 처리) 등이 그랬다.

겨드랑이를 내줬을 때 대응이 매끄럽지 못하다. 복서 출신인 정다운이 수준 높은 그래플링을 구사하기 어렵다면 끊임없이 거리를 좁히고 클린치 상황을 만들 필요가 있다.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갔을 때 상대 장점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 박준용(왼쪽)은 "옥타곤에서 죽을 각오"로 싸운다고 다짐했다. 탄탄한 타격 기본기와 준수한 그래플링,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이 강점인 선수다.
◆ UFC 첫 승 노리는 '닌자거북이'…"옥타곤에서 죽겠다"

'닌자거북이' 박준용 목표는 명확하다. 세계 최고 격투기 단체 UFC에서 첫 승.

지난 8월 옥타곤 데뷔전에선 석패했다. 박준용은 경기 내내 한 수 위 타격 솜씨를 보였지만 앤서니 에르난데스(25, 미국) 집요한 그래플링에 고개를 떨궜다.

2라운드 종료 21초 전 탭을 쳤다. 에르난데스가 백 포지션에서 구사한 아나콘다초크를 끝내 풀지 못했다.

2016년 11월부터 이어온 연승 행진이 '7'에서 멈췄다. 체육관 동료 정다운이 같은 무대에서 옥타곤 첫 승을 신고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재도전에 나선다. 박준용은 UFC 부산에서 마크-안드레 바리올트(29, 캐나다)와 주먹을 섞는다.

바리올트는 MMA 통산 11승(3패)을 거둔 파이터로 묵직한 한 방을 지닌 저돌적인 타격가. 총 전적을 10승 1패로 쌓은 뒤 UFC 부름을 받았다.

적극적인 공격성으로 캐나다 격투 팬들 인기가 높다. 11승 가운데 8승을 (T)KO로 챙겼고 이 가운데 1라운드 피니시가 5회에 이른다.

스스로도 "롤모델은 랜디 커투어다. 커투어처럼 전진하고 '개싸움'을 피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둘 맞대결은 그래서 기대를 모은다. 박준용은 운동 능력이 뛰어나고 타격과 그래플링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

무엇보다 심장이 강하다. 큰 무대에서도 주눅들지 않은 성격을 지녔다. 적극성이 높은 바리올트와 탐색전 없는 백병전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 '스팅' 최승우는 링네임처럼 상대를 날카롭게 찌를 수 있을까.
◆ "3연패는 없다"…레슬링 벽 넘으려는 '스팅' 최승우

최승우 링네임은 '스팅(Sting)'이다. 날카롭게 찌른다는 뜻을 지닌 영단어다.

최승우 경기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링네임에 고개를 끄덕인다. 타격 능력은 국내 페더급 최정상급이다.

쭉쭉 뻗는 발과 주먹이 일품이다. 무에타이 국가 대표 출신으로 탄탄한 타격 기본기가 장점이다.

신체조건도 훌륭하다. 최승우는 키 181cm로 페더급 안에선 큰 편에 속한다.

리치 186cm 다리 길이도 108cm에 이른다. 같은 체급 선수와 견줘 5cm 이상씩 길다. 거리 싸움에서 유리한 몸을 타고났다.

2전3기를 노린다. 최승우는 UFC 부산에서 수만 모크타리안(27, 호주)과 싸운다.

이번에도 그래플러다. 총 전적 8승 2패인 모크타리안은 주짓수를 기반으로 한 파이터.

8승 가운데 6승을 탭으로 챙길 만큼 바닥 싸움에 일가견이 있다. 트위스터와 트라이앵글초크, 길로틴초크 등 다양한 초크 기술을 구사한다.

옥타곤 첫 두 경기에서 그래플러에게 호되게 당한 최승우는 벼랑 끝에 몰렸다. 3연패는 곧 계약 해지를 가리킨다. UFC와 동행 확률이 극도로 떨어진다.

결국 실마리는 타격이다. 최승우로선 꾸준히 발과 손을 뻗어 공수 타이밍 주도권을 선점해야 한다.

태클 자체를 최대한 허락하지 않는,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기본 명제에 충실한 플랜이 필요하다.

스포티비뉴스=UFC부산 특별취재팀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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