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산 2군 훈련장에서 만난 한화 이글스 내야수 정은원.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서산, 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 내야수 정은원(20)은 올해 잊지 못할 프로 2년차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신인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정은원은 올해 팀의 144경기 중 142경기(137경기 선발출장)에 나서며 단숨에 팀의 주전 2루수로 자리매김했다. 게다가 올해 3월 유격수 하주석이 십자인대 파열 부상하면서 팀 내야에 생긴 균열 때문에 힘든 시즌을 치렀다.

시즌 성적은 142경기 148안타(8홈런) 83득점 57타점 14도루 타율 0.262. 정은원은 1192⅔이닝을 수비하면서 리그 야수 전체 수비 이닝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전반기(0.279)에 비해 후반기 타율(0.229)이 떨어지면서 후반기 체력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18일 마무리 캠프 훈련을 마치고 만난 정은원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지난해보다 조금 더 성장한 것 같아서 어떻게 보면 만족스럽지만, 성적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했다는 아쉬운 마음이 많이 남는다. 초반에 너무 잘됐는데 후반기에 그걸 지키지 못했다"고 올 시즌을 돌아봤다. 그는 "그래도 수비에서 깨달은 것, 배운 것이 많다. 많은 경기에 나가면서 경험을 쌓았다. 타격에서는 전체적으로 홈런을 포함해 장타가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고 밝혔다.

정은원은 후반기 성적에 대해 "시즌 중간에 체력적으로 힘든 순간이 여러 번 오긴 했다. 하지만 후반기에 못했던 이유를 체력 부족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어차피 풀타임을 계속 뛰기 위해서는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체력이 조금 영향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전부는 아니다. 여러 이야기를 듣고, 내가 좋았을 때 영상도 찾아봤지만 스스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그래도 좋은 경험이 됐다. 다가올 시즌을 더 수월하게 맞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마무리캠프 훈련 중인 정은원. ⓒ한화 이글스

야구 외적으로도 1년차 때보다 책임감이 커진 2년차 시즌이었다. 그는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팬들이 좋아해주시고 인기가 생겼는데 가끔 익숙해져서 그 감사한 마음을 잊을 때가 있다. 그때마다 저 스스로를 다잡으려고 한다. 홈 최종전 때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행사를 했는데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았지만 우시는 분들도 있었다. 그 눈물을 보면서 가슴 아프고 죄송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는 꼭 다시 잘하겠다고 다짐도 하게 되더라"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보였다.

그래서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훈련에 더 매진하고 있다. 풀 시즌을 뛰었기에 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다시 신발끈을 고쳐 매는 정은원이다. 그는 "타격 면에서는 후반기에 좋지 않았던 습관들을 고치려고 하고 수비에서도 부족한 점을 다듬고 있다. 시즌을 마치고 이제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몸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은원은 마지막으로 "매년 조금씩 공수에서 발전하는 게 목표다. 구체적인 수치보다는 한 시즌 끝내면 이전보다 조금 성장했으면 한다. 그렇게 하면 5~6년 뒤에는 좋은 선수가 돼 있지 않을까. 천천히 성장하더라도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이어 "세밀하게 들어가면 슬럼프를 단기간에 극복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올 시즌 후반기 슬럼프가 너무 길어졌다. 그리고 안 보이는 미스를 줄이고 싶다. 예를 들어 땅볼을 잡을 때도 한 번 떨어뜨렸다가 잡은 적이 많다. 잡은 후 던지는 것에 더 신경을 쓰다보니 포구에 집중하지 못했는데 그런 마음가짐을 다시 바꾸기 위해 집요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조곤조곤 자신의 겨울 계획을 설명했다.

지난해 5월 8일 고척돔에서 친 KBO리그 2000년생 첫 홈런. 정은원은 작은 체격에도 임팩트 있는 홈런으로 이름을 처음 알린 당찬 신인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2년차 프로 선수라는 단순한 명함에 그를 가둬두기엔 너무나도 존재감이 커졌다.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팬들의 아픈 마음까지 보듬게 된 정은원이 내년에는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스포티비뉴스=서산,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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