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상식에서 과소평가된 류현진은 FA 시장에서 만회를 노린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류현진(32)의 2019년은 대한민국 및 아시아 야구 역사에 길이 남았다.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올 시즌 성적이 다소간 과소평가를 받는다는 점은 분명하다. 사이영상 투표에서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에 밀린 것은 인정할 만한, 합당한 결과였다. 1위 표가 한 장에 불과했다는 점도 디그롬의 기록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4~5위 표도 10장이나 됐다. 리그 전체 1위 평균자책점을 고려할 때 3위 밖으로 나가는 것은 아쉬운 결과였다. 

특히 최고 좌완투수에게 수여하는 워렌 스판상에서 패트릭 코빈(워싱턴)에 밀린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코빈은 시즌 33경기에서 202이닝을 던지며 14승7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했다. 탈삼진에서 류현진에 앞섰지만, 평균자책점은 류현진에 크게 뒤졌다. 

실제 류현진은 사이영상 투표에서 총 88점을 받아 리그 2위에 올랐지만, 코빈은 딱 1표를 받았다. 류현진 과소평가의 하이라이트였다고 할 만하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도 그런 조짐이 보인다. 올해 뛰어난 성적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이 ‘대박’과 거리가 멀다고 본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류현진이 3년 정도의 계약 기간 동안 4000~5000만 달러 사이의 계약을 맺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분명 이도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올해 연봉(1790만 달러)만도 못한 수치를 기록할 것이라 본 것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세간의 예상을 뛰어넘는 역사를 자주 썼다.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부터 그랬다. 당시 약 2573만 달러라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포스팅 금액을 기록했다. “수준 차이를 느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과 달리 2013년과 2014년 나란히 14승씩을 따내며 메이저리그 무대에 연착륙했다.

어깨 부상 후 끝났다는 비아냥도 받았지만 2018년 1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하며 재기의 발판을 놨다. 2018년 시즌 전까지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퀄리파잉오퍼도 이끌어냈다. 올해는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며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29경기에서 182⅔이닝을 던지며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의 역사적인 성적을 남겼다.

이처럼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후 많은 반전을 만들어내곤 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12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한 것 자체가 모든 이들의 예상을 비웃은 셈이다. 시상식에서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올해 FA 시장에서는 반전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가 류현진 협상을 벼르고 있다. 지난해 퀄리파잉오퍼를 받은 류현진은 올해 보상규정에서 자유롭다. 다른 선발 FA보다 유리한 조건이다. 올해 좋은 성적을 낸 만큼 경쟁만 붙는다면 계약 기간 4년 이상, 연간 2000만 달러 수준의 계약도 가능하다는 긍정적 전망 또한 존재한다. 류현진이 다시 한 번 반전을 만들며 세간의 예상을 비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