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16일 열린 슈퍼라운드 한일전에서 8-10으로 졌다. 재일교포 출신으로 'NPB 최다안타' 전설을 쓴 장훈(하리모토 이사오)는 "이렇게 서툰 한국은 처음"이라고 독설을 날렸다. ⓒ 도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신원철 기자] 일본 야구인들의 말대로 '지나가는 경기'라서 였을까. 한국은 16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한일전에서 8-10으로 졌지만 분위기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 듯했다. 오히려 끝까지 일본을 괴롭히면서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이 "한일전은 늘 이렇다. 흐름을 내주지 않아야 한다"고 긴장하게 만들었다. 

대표팀 터줏대감들이 떠나고 젊은 선수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 가운데, 한국은 16일 일본전에서 지고도 많은 것을 얻었다. 상대 팀에 대한 일방적인 응원에도 의연했다. 수비에서는 구장 특성을 제대로 확인했다. 재일교포이자 NPB 최다 안타의 주인공 장훈은 "이렇게 (수비가)서툰 한국은 처음"이라며 일본의 우승을 예상했지만, 17일 결승전은 다를 수 있다. 

▲ 장훈.
민병헌은 4년 전 이곳 도쿄돔에서 열린 '도쿄대첩'의 산증인이다.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9회 역전 상황에 개입하지는 않았지만 이대호의 역전 적시타 뒤 흐름을 잇는 안타를 때렸다. 당시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일본 특유의 응원을 가장 가까이서 접한 선수이기도 하다. 

그는 "소리가 크다. 시끄럽기는 한데 한국에서 할 때도 마찬가지다. 야구장은 어딜가나 시끄럽다"며 "수비에서는 콜 플레이가 중요하다. 소리가 안 들릴 수 있으니까 수신호로, 손으로 위치를 알려주고 그걸 잘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16일 경기에서는 우익수 강백호가 우중간 타구에 수신호를 보내 중견수 이정후와 위치를 정리하는 장면이 보였다.   

박건우에게 도쿄돔에서 열린 한일전은 처음이었다. 처음 대표팀에 뽑힌 2017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는 한국이 1라운드에서 탈락하면서 도쿄 2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는 16일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전 만난 박건우는 응원석이 등 뒤에 있다는 말에 "처음 알았다"면서도 "어차피 한국도 야구장이 시끄럽기는 마찬가지다. 신경쓸 일 아니다"라고 의연하게 대처했다. 박건우는 대주자 이정후로 교체되기 전까지 2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두 번 출루했고, 수비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 강백호.
수비에서도 경험이 약이 됐다. 김경문 감독은 16일 경기를 마친 뒤 17일 라인업 구성에 대해 "수비를 우선시하겠다"고 말했다. 어차피 대표팀 수준의 타자라면 컨디션이 문제일 뿐 방망이 실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좌익수 쪽에서 실수가 나왔다. 김재환이 머리 위로 날아가는 라인드라이브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그런데 김재환은 지금까지 지명타자로만 뛰었다. 주전 좌익수 김현수였다면 얘기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김현수도 배운 것이 있었다. '바가지 안타'가 그라운드에서 크게 튀어 타구가 뒤로 빠지는 일이 있었다. 중요한 경기가 아니라 다행이었다.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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