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문호 상위 타선이자 센터라인을 책임지는 박민우, 김하성, 이정후(왼쪽부터)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헤드샷이라도 맞아서 출루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뛰어요."

김경문호 주전 2루수 박민우(26, NC 다이노스)는 8일 '2019 WBSC 프리미어12' 예선라운드 C조 쿠바전에 앞서 투지 넘치는 각오를 이야기했다. 대표팀에서 어린 축이어도 리드오프로서 책임감이 대단했다. 박민우는 "내가 잘해야 팀이 이길 수 있다"며 어떻게든 많이 출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문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박민우 뒤로 2번 김하성(24)과 3번 이정후(21, 이상 키움 히어로즈)를 붙여 상위 타선을 고정했다. 세 명 모두 발이 빠르고, 작전 수행 능력에 콘택트 능력까지 갖춰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수비로도 중책을 맡았다. 박민우는 2루수, 김하성은 유격수, 이정후는 중견수다. 센터라인의 완벽한 세대교체다.

김 감독은 이 3명에게 "경기마다 합쳐서 6번씩 출루하라"는 미션을 줬고, 경기마다 훌륭히 수행했다. 박민우는 3경기 8타수 2안타, 2사사구, 1타점, 김하성은 3경기 9타수 2안타, 5사사구, 2타점, 이정후는 9타수 4안타, 4사사구, 2타점으로 활약했다. 도루는 박민우가 2개, 김하성이 1개를 기록했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투지가 넘치지만, 더그아웃에서는 흥이 넘친다. 젊은 선수들은 큰 소리로 파이팅을 외치거나 세리머니로 더그아웃 분위기를 주도한다. 형이라도 안타를 못 치거나 한 베이스를 더 가지 못하면 주저하지 않고 놀린다. 1986년생인 맏형 박병호(키움)까지 예외는 없다. 

박병호는 "주장 김현수(32, LG 트윈스)가 분위기를 정말 잘 이끌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재미있게 밝게 하면서 경기 때는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달했다. 

▲ 처음 태극마크를 단 투수 이영하, 고우석, 이승호(왼쪽부터) ⓒ 한희재 기자
마운드의 젊은피들도 패기가 넘친다. 우완 이영하(22, 두산 베어스) 고우석(21, LG), 좌완 이승호(20, 키움)는 처음 태극마크를 단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KBO리그 외국인 타자를 상대하듯 던지면 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영하는 2경기 1승 2⅓이닝 무실점, 고우석과 이승호는 나란히 1경기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좌완 함덕주(24, 두산)는 예선라운드에 나선 한국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실점(8일 캐나다전 ⅓이닝 1실점)해 아쉬울 듯했지만, 개의치 않고 더 어린 동생을 챙겼다. 고우석은 "(함)덕주 형이 자기가 폭탄 돌리기에 걸렸으니까 편하게 던지라고 해줬다. 그 말이 고마웠다"고 이야기했다. 

파이어볼러 조상우(25, 키움)는 불펜의 가장 믿음직한 소방수다. 8일 캐나다전에서 1⅔이닝 2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세이브를 챙겼다. 안방마님 양의지(32, NC)는 "워낙 공이 좋아서 나쁜 공에도 타자들의 방망이가 나온다. 내가 시즌 때 만나도 공략하기 힘든 투수였다. 자신 있게 던지더라"고 설명했다.

김경문호는 젊은피들의 투지 넘치는 활약을 앞세워 3전 전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해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슈퍼라운드에서는 한국을 포함해 멕시코(A조 1위), 미국(A조 2위), 일본(B조 1위), 대만(B조 2위), 호주(C조 2위)까지 6개 나라가 맞붙는다. 한국은 호주, 대만과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 할당된 2020년 도쿄 올림픽 진출권 1장을 두고 경쟁하면서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도 지켜야한다. 김경문호는 예선라운드의 활기차고 투지 넘치는 분위기를 유지하며 대회가 끝난 뒤 완벽한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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