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 시즌 전 랭킹에서 선발투수 4~5위권에 위치하고 있는 류현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 개장을 앞두고 미 언론에서는 각자의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고 있다. 류현진(32)은 시즌 중 랭킹보다는 다소 하락한 위치에서 시작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예상 랭킹에서 류현진은 8위에 올랐다.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도 류현진을 전체 8위에 올렸다. 미 ‘CBS스포츠’ 랭킹에서는 6위였다. 분명 지난해 이맘때보다는 많이 오른 순위다. 그러나 올 시즌 활약만 놓고 봤을 때는 다소 아쉬운 감이 있다.

게릿 콜이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보다 전체적인 가치가 낮음은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좌완 최대어를 놓고 다투는 매디슨 범가너보다 모두 낮았다. 상당수 매체에서는 우완 잭 윌러 또한 류현진보다 높은 순위로 평가했다. 매체마다 순위가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류현진의 위치는 콜·스트라스버그·범가너·윌러보다 낮은 5위 정도다.

FA 계약 금액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최근 2년 성적만 놓고 보면 류현진이 5위에 있을 이유는 없다. 류현진은 2년간 44경기에서 265이닝을 던지며 21승8패 평균자책점 2.21을 기록했다. 2018년 사타구니 근육 부상이 아쉽기는 하지만 건강할 때는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이 기간 조정평균자책점(ERA+)은 184로 리그 최상위권이다.

반면 범가너는 2년간 55경기에서 337⅓이닝을 던지며 15승16패 평균자책점 3.66에 머물렀다. ERA+는 110으로 류현진보다 한참 떨어진다. 범가너 또한 2018년 부상에 시달리며 129⅔이닝 소화에 머물렀다. 윌러는 2년간 60경기에서 377⅔이닝을 던져 가장 건강했다. 그러나 23승15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고, ERA+는 범가너보다도 낮은 107이었다.

일단 나이가 영향을 미친다. 범가너는 류현진보다 2살 어리고, 윌러는 3살 어리다. 류현진은 내년에 만 33세가 된다. 5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제시할 팀은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 경력의 절정에서 내려온 범가너지만 가을에 강하다는 이미지가 있다. 포스트시즌을 바라보는 팀에는 매력이다. 윌러는 최근 주목받는 강속구가 있다. 올해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96.7마일(155.6㎞)에 이르렀다.

류현진은 낮게 평가하는 이들은 몇몇 이유를 뽑는다. 우선 나이에 잦은 부상 경력이 있다. 또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하는 투수인 만큼 올해 성적이 일시적일 확률이 높다고 지적한다. 윌러의 올해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은 3.48로 평균자책점(3.96)보다 낮았다. 반대로 류현진의 FIP는 3.10으로 평균자책점(2.32)보다 높았다.

다만 예상은 예상일뿐이다. 실제 협상 과정과 해당 팀들의 적극성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만 봐도 그렇다. 크레이그 킴브렐(시카고 컵스)이나 댈러스 카이클과 같은 대어들도 시장에서 혹독한 시련을 맛보았지만, 네이선 이볼디(보스턴)와 같이 랭킹에서는 저평가됐던 선수가 비교적 후한 대접을 받고 계약한 사례가 있다.

류현진의 에이전트는 스콧 보라스다. 구단에는 악몽과 같은 존재지만, 대다수 고객에게는 확실한 부를 안겼다. 지난해 다저스의 퀄리파잉오퍼 수락을 바라봐야 했던 보라스는 올해는 다를 것이라며 FA 시장을 벼른다. 보라스는 류현진이 나이에 비해 많은 이닝을 던진 것은 아니며, 이제 막 전성기를 열었다고 주장한다. 류현진의 본질적 가치, 그리고 보라스의 협상 수완이 언론들의 예상을 비웃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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