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해고 통보를 받은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 헌팅턴 단장은 강정호 영입을 주도했던 핵심 인사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과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한국의 일반 팬들에게 강정호(32)라는 매개체로 알려졌다. 헌팅턴 단장은 강정호 영입을 주도했고, 허들 감독은 강정호를 중용했다.

강정호는 시즌 막판 피츠버그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그 통보를 한 헌팅턴 단장 또한 오래 가지 못했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 등 현지 언론들은 “피츠버그가 헌팅턴 단장을 경질했다”고 28일(한국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헌팅턴 단장에 앞서 허들 감독 또한 해고 통보를 받았다. 단장과 감독은 물론, 둘 사이에는 프랭크 쿠넬리 구단 사장까지 해고된 바 있다. 불과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감독·사장·단장이 한번에 날아갔다. 피츠버그 담당기자들은 “집을 대청소했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특정 오프시즌에 세 자리의 인물이 모두 해고된 것은 구단 역사상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집 청소에는 어마어마한 돈도 든다. 허들 감독과 헌팅턴 단장은 모두 계약이 2년 남았다. 허들 감독의 연봉은 약 300만 달러, 헌팅턴 단장은 200만 달러 수준이다. 피츠버그가 해고를 통보한 만큼 남은 연봉은 다 지불해야 한다. 2년간 쓰지도 않는 사람에게 총 1000만 달러(117억 원)를 줘야 한다. 그만큼 밥 너팅 구단주의 심기가 불편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쿠넬리 사장, 헌팅턴 단장, 허들 감독은 오랜 기간 피츠버그를 이끄는 세 축이었다. 각별한 사이이기도 했다. 쿠넬리 사장은 2007년 부임 후 곧바로 헌팅턴 단장을 영입했다. 허들 감독은 쿠넬리 사장과 헌팅턴 단장이 직접 영입한 인사였다. 2011년부터 피츠버그 지휘봉을 잡았다. 

적은 팀 연봉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괜찮은 성적을 냈다는 평가도 받는다. 실제 허들 감독이 취임한 2011년부터 올해까지 피츠버그는 1456경기에서 735승720패(.505)로 승률 5할을 넘겼다. 하지만 최근에는 힘을 쓰지 못했다. 여기에 쿠넬리 사장과 헌팅턴 단장은 트레이드와 팀 운영에서 몇 가지 패착을 저질렀다.

게릿 콜이 중심이 된 휴스턴과 트레이드는 지금 당장만 놓고 보면 큰 실패다. 콜은 피츠버그를 떠난 뒤 2년간 최고의 활약을 했다. 지난해 크리스 아처를 받았던 탬파베이와 트레이드 또한 대실패로 끝났다. 피츠버그는 아처를 받는 대가로 타일러 글래스노와 오스틴 미도우스를 내줬지만, 이 장사는 탬파베이의 성공으로 끝나는 양상이다. 아처는 기대에 못 미쳤다. 

여기에 신인드래프트에서도 실패가 이어졌고, 올해는 저렴하게 영입한 자유계약선수(FA)마저도 죄다 실패했다. 부상자 속출, 펠리페 바스케스로 대변되는 팀 분위기 저하 등도 묵과할 수 없는 대목이었다. 강정호가 피츠버그에서 남긴 추억과 사람 상당수가 사라졌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