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상으로 올해 정규시즌 18경기 출전에 그친 스탠튼은 2027년까지 총 2865억 원을 더 받는 선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뉴욕 양키스는 2018년 시즌을 앞두고 마이애미와 트레이드를 단행해 리그 최고의 거포 중 하나인 지안카를로 스탠튼(30)을 손에 넣었다. 최고 명문과 최고 거포의 만남은 팬들에게 큰 기대를 일으켰다.

하지만 만남 이후 일이 순탄하게 풀리지 않는다. 스탠튼은 지난해 158경기에서 38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며 체면치레는 했다. 그러나 타율이 전년도에 비해 떨어졌음은 물론 장타율도 0.631에서 0.509로 크게 하락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852로 0.900이 넘는 개인 통산에 훨씬 못 미쳤다.

그나마 지난해는 나았다. 건강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생산력과 장타력을 보탤 수 있는 선수였다. 그런데 올해는 그 건강을 잃었다. 스탠튼은 올해 왼쪽 이두근,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정규시즌 18경기 출전에 그쳤다. 18경기에서 3홈런, 13타점의 성적만 남겼다. 포스트시즌 5경기에 출전했으나 영웅적인 활약은 아니었다. 부상으로 완벽한 몸 상태를 갖추지 못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스탠튼은 마이애미 소속이었던 2015년 시즌을 앞두고 13년간 3억2500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에 계약했다. 마이애미가 스탠튼을 트레이드했던 것도 결국은 새로운 수뇌부가 이 연봉을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이다. 당시 계약은 양키스가 그대로 승계했다. 이제는 양키스의 골칫덩어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

2020년부터 2027년까지 남은 금액은 무려 2억3400만 달러에 달한다. 여기에 2028년 계약을 하지 않아도 바이아웃 1000만 달러를 줘야 한다. 합계 2억4400만 달러(약 2865억 원)의 ‘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 스탠튼이 2020년 시즌 이후 옵트아웃을 행사하지 않으면 마이애미가 3000만 달러를 보조하지만, 전체 금액에서 비중은 크지 않다. 스탠튼 트레이드 당시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장면을 올해 살짝 엿본 셈이다.

양키스는 스탠튼을 거의 다 잃고도 정규시즌 103승을 했다. 역설적으로 스탠튼의 입지가 좁아지는 시즌이 됐다. 아직 기량이 급락할 단계는 아니지만 무릎 부상 등이 심상치 않다. 그리고 이제 30대가 됐다. 대개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에이징커브는 30대부터 하락세다.

프린스 필더(텍사스), 알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 크리스 데이비스(볼티모어) 등 대형 계약을 맺은 선배들은 이미 실패의 길로 갔거나 들어서고 있다. 스탠튼이 반등해 30대 중반까지라도 홈런을 펑펑 터뜨린다면 괜찮겠지만, 계속 부상에 시달리면 이 계약은 양키스에 재앙이 될 수 있다. 연봉 몸집이 커 트레이드가 쉬울 리도 없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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