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산체스가 15일 인천 SK 행복드림 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플레이오프 2차전서 4회 교체되며 한숨을 쉬고 있다. ⓒ인천=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정철우 기자]포스트시즌은 투수 교체가 승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승부다.

흐름의 경기인 야구, 그것도 단기전에서 투수 교체를 어떻게 하느냐는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판단이 된다.

매 경기 치열하게 펼쳐지는 양 팀 감독의 머리싸움. 결과에 따라 울고 웃을 수 밖에 없는 투수 교체의 묘미를 찬찬히 살펴보면 그날의 승부처를 읽어 볼 수 있다.

매 경기 펼쳐지는 불펜 싸움에 주목해 이번 포스트시즌을 들여다보자.

-15일 키움-SK 플레이오프 2차전

-SK

△선발투수 교체 타이밍 : D

선발 산체스에 대한 믿음이 너무 강했다. 반대로 불펜에 대한 믿음이 떨어진 것일 수도 있다. 교체 타이밍이 한 박자 늦었다.

산체스는 3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1회 마지막 타자가 된 박병호부터 2회 투 아웃을 잡은 김웅빈까지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3회도 삼자범퇴로 막아 냈다.

하지만 4회 크게 흔들렸다. 4회에만 2루타 2개 포함 5개의 안타를 맞으며 3점을 빼앗겼다. 단박에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SK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날 패하면 사실상 한국시리즈가 멀어지는 상황. 그럼에도 4회까지 산체스를 끌고 갔다.

결국 산체스는 4회 투런포 포함, 3점을 더 내준 뒤 교체됐다.

산체스를 지나치게 믿은 것인지, +1선발로 준비했던 문승원을 믿지 못한 것인지 궁금증으로 남는 대목이 됐다.

△희망 보인 정영일 : A

정영일은 이날 SK 불펜 중 가장 좋은 공을 던졌다. 1.2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을 3개나 잡아내는 완벽투를 펼쳤다.

투구수도 20개에 불과했을 만큼 효과적인 공을 던졌다.

△필승조 위용 사라진 서진용 : C

서진용은 역전의 빌미를 허용했다. 8회 등판해 1사 후 김웅빈에게 기습 번트 안타를 내줬고 김규민에게 2루타를 맞으며 2, 3루로 몰렸다. 결국 이지영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이틀 연속 실패 문승원 : C

문승원을 탓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안타를  허용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서진용은 8회 1사 1, 3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대타 송성문에게 우익 선상으로 흐르는 2루타를 얻어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SK 불펜의 조커지만 이날도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키움

△흔들린 추격조 : C

더 이상 추격조라 불리기 아까울 정도로 호투를 이어 가던 키움 불펜이다. 하지만 이날은 기대만큼 공을 던지진 못했다.

조커 안우진이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고 김동준은 두 명의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어디선가 무슨 일이 생기면 등장한다. 조상우 : A

조상우는 키움이 가장 위기에 빠졌을 때 기용하는 카드다. 지금까지 완벽에 가깝게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이날 역전승도 결국은 조상우의 호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조상우는 6-6 동점이던 7회 무사 1, 3루에서 등판했다. 노수광에게 도루를 허용해 무사 2, 3루.

조상우는 첫 타자 김강민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유격수 김하성이 공을 더듬지 않았다면 홈으로 파고드는 주자를 잡을 수도 있었다.

1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이후 추가 실점을 막은 것이 컸다. 계속된 1사 3루 위기에서 연속 탈삼진으로 이닝을 매조졌다. 조상우가 있었기에 키움의 역전도 가능했다.

△마무리는 역시 오주원 : A

오주원은 편안했다. 치고받는 난타전이 이어진 경기. 오주원은 1점 차 승부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첫 타자 대타 배영섭을 유격수 땅볼로 막은 뒤 김성현을 중견수 플라이로 솎아 냈다.

이어 마지막 타자가 된 대타 정의윤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혼란스러운 경기서 그 홀로 고요하고 차분해 보였다.

스포티비뉴스=인천,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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