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뛰어난 활약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NC 양의지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강철 kt 감독은 두산 코치 시절 양의지(32·NC)와 한솥밥을 먹었다. 투수 출신인 이 감독은 “투수 리드와 수비에서 참 좋은 포수라는 생각을 항상 했다”고 떠올렸다.

이 감독과 양의지는 2018년이 끝난 뒤 나란히 두산을 떠났다. 이 감독은 kt 사령탑으로 취임했다. 양의지는 NC와 4년 총액 125억 원 계약을 맺고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공교롭게도 kt와 NC는 시즌 막판까지 5위 다툼을 벌였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어제의 동지는 오늘의 적이었다.

이 감독은 다시 양의지의 기량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부상을 당했으나 시즌 막판 승부처에서 돌아온 양의지는 팀 상승세를 주도하며 가을야구 티켓을 잡기 일보직전이다. 반대로 kt는 양의지를 앞세운 NC에 주도권을 내줬다. 이 감독은 “두산에 있을 때도 물론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를 해보니 수비는 물론 타석에서도 정말 답답하더라. 타격을 하면서 투수까지 이끌지 않나.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박수를 보냈다.

125억 원의 무게감은 양의지라고 해도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었다. “잔부상이 많다”는 의혹의 눈길도 있었다. 그러나 양의지는 이를 모두 물리칠 만한 활약을 하고 있다. 양의지는 21일까지 시즌 112경기에서 타율 0.360, 20홈런, 6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32를 기록했다. 포수 타격왕이라는 대기록이 눈앞이다. 부상으로 한 달 정도 쉰 것을 제외하면 완벽하다.

공인구 변경으로 올 시즌 타자들은 대다수 성적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특히 슬러거들을 중심으로 장타율이 급감했다. 그러나 양의지는 이 흐름을 비껴간 특이 케이스였다. 지난해보다 타석당 홈런 개수가 더 늘어났고, 장타율은 유지했다. 그러면서 타율과 출루율을 끌어올렸다. 올 시즌 흐름을 정면으로 역행했다. 얼마나 탄탄한 타격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리그 최고로 평가받는 투수 리드와 수비도 건재하다. 4년 125억 원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고액 FA 계약자들은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한 경우가 많았지만 양의지는 예외다. 첫 해에 좋은 성적을 냈다는 점에서 스스로도 부담을 덜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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