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으로 출국한 성민규 롯데 단장은 감독 후보들과 면접을 진행하고 돌아올 예정이다 ⓒ롯데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부산, 김태우 기자] 롯데는 19일 이례적인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감독 선임 작업에 들어간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롯데는 올해 지휘봉을 잡은 양상문 감독이 전반기가 끝난 뒤 자진사퇴했다. 이윤원 단장도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같이 물러났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공필성 감독대행 체제로 후반기를 보낸 롯데는 최근 성민규 신임 단장을 선임하며 조직 재정비에 들어갔다. 새 감독 선임은 가장 핵심적인 과업이다.

KBO리그 팀들은 대개 감독 선임 절차를 물밑에서 진행한다. 정보가 밖으로 나가는 것을 절대적으로 꺼린다. 철통 보안이다. 반대로 롯데는 지금 단계에서는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행 상황을 알렸다. 외국인 후보 3명을 비롯, 공필성 대행을 포함한 국내 후보도 4~5명이라고 명확하게 밝혔다. 그것도 외국인 후보 3명은 실명까지 다 공개했다. 이례적이라는 단어를 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무래도 외국인 후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국내 후보와 달리 실명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 스캇 쿨바, 래리 서튼이 면접 대상자다. 로이스터 감독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롯데를 이끈 경력이 있다. 쿨바 코치와 서튼 코치는 KBO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세 지도자 모두 한국이 친숙하다. 

최근 출국한 성 단장이 3명의 후보를 모두 만나고 돌아올 예정이다. 그러나 외국인 감독을 세우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라는 게 롯데의 설명이다. 롯데 관계자는 20일 “아무래도 외국인 후보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지도자도 동일한 선상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외국인 프리미엄은 결코 없다는 것이다.

롯데는 ‘활발한 출루에 기반한 도전적 공격야구’를 추구하겠다는 대명제를 세웠다. 이 야구를 실현할 적임자를 찾고 있다. 꼭 외국인 감독이 아니더라도 국내 지도자 중 이런 야구에 적합한 후보가 있을 수도 있다. 이 관계자는 “당분간은 결정되기 어려울 것 같다. 다른 팀의 경우 시즌이 끝난 뒤 발표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장기전을 시사했다.

성 단장이 외국인 후보와 면접을 마치고 24일쯤 돌아오면, 국내 지도자 후보들과도 차례로 만나야 한다. 4~5명이라고 밝힌 만큼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 이를 종합하고 평가하는 과정, 수뇌부의 최종 결정, 당사자와의 계약 조율 등도 시간이 필요하다. 

감독만 결정하면 끝이 아니다. 감독을 보좌할 코칭스태프 개편도 뒤따라야 한다. 적합한 코치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외국인 감독이 선임된다면 더 그렇다. 현재 계획상 롯데는 이를 한꺼번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종합하면 새 감독 선임은 10월 초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트시즌 기간이 한창이라 발표 시점도 조율해야 한다. 

최근 감독들이 대다수 단명한 롯데는 인내심으로 무장했다. 시간 제약을 받지 않고 꼼꼼하게 후보자들의 자질을 살피겠다고 공언했다. 한편으로는 그 과정을 최대한 공유한다는 원칙을 이어 갈 방침이다. 중간 진행 상황을 언론을 통해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성 단장이 취임한 뒤 강조했던 이른바 ‘투명한 프로세스 구축’과도 맥이 닿아있다. 롯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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