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하게 한 시즌을 소화하며 시즌 전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은 류현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의 칼럼니스트 출신인 에노 새리스는 시즌 전 독자들의 판타지리그에 참고가 될 만한 투수 순위를 발표했다. 전체 상위 175명 중 류현진(32·LA 다저스)은 57위였다.

이제 그 예상이 맞았는지 평가의 시간이 왔다. 신이 아닌 이상 당연히 많은 게 엇나갔다. 새리스도 21일(한국시간) 미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래틱’에 기고한 글에서 자신의 오판을 인정해야 했다. 류현진은 20일까지 시즌 27경기에서 168⅔이닝을 던지며 12승5패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했다. 시즌 막판 부진에 높아지기는 했지만 평균자책점은 여전히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어떤 수치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선수 순위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57위까지 떨어질 만한 성적은 아니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에서도 2~3위권이다. 오히려 전체 ‘TOP 10’에 들어가야 마땅한 성적이다. 새리스도 자신의 예상보다 더 잘한 선수 8명 중 하나로 류현진을 뽑았다.

새리스는 류현진을 저평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부상’을 들었다. 새리스는 “그는 너무 많이 다쳤었다”고 했다. 이를 고려해 순위를 매겼지만 류현진은 올해 큰 부상 없이 규정 이닝을 채웠다. 실력보다는 가장 어려운 건강 예상이 틀렸다고 보는 것이 어쩌면 정확하다. 새리스는 그래서 “(예상이 틀린 것이) 화가 나기는 하지만, 또 화가 나지 않는 것도 있다”고 웃어 넘겼다.

새리스의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낸 선수는 류현진을 비롯해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예상 순위 15위), 루이스 카스티요(신시내티·예상 순위 38위), 마이크 소로카(애틀랜타·예상 순위 109위), 라이언 야브로(탬파베이·예상 순위 145위), 랜스 린(텍사스·예상 순위 146위), 도밍고 헤르만(뉴욕 양키스·예상 순위 158위), 루카스 지올리토(시카고 화이트삭스·예상 순위 169위)를 뽑았다. 

이들은 지난해 성적이 저조했거나, 하락세이거나, 혹은 표본이 많지 않아 예상을 하기가 어려웠던 선수들이다. 그러나 모두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고, 특히 내셔널리그의 선수 4명은 사이영상 레이스에서도 한 번씩은 이름을 올린 기억이 있다. 새리스는 “카스티요도 상위 25위 안에서 시즌을 마감했고, 소로카는 가장 뼈아픈 실책”이라고 자책(?)했다. 

반면 예상보다 못한 선수들은 넘쳐났다. 부상 탓에 시즌 대부분을 날린 루이스 세베리노(뉴욕 양키스)는 어쩔 수 없는 사례라고 하더라도 데이비드 프라이스, 네이선 이볼디(이상 보스턴), 제이크 아리에타(필라델피아) 등은 부상 및 부진으로 기대보다 못한 성적을 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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