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딩크(위)와 박항서 감독의 포옹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거스 히딩크 감독이 중국 22세 이하 대표팀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축구협회(CFA)는 지난 19일 오후 "2020년 도쿄 올림픽 진출을 위해 22세 이하(U-22) 남자 축구 대표팀의 준비 그룹을 꾸린다"라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준비 상태가 효율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 그룹의 리더는 가오홍보 전 중국 A대표팀 감독이고, 감독으론 하오웨이가 발표됐다.

작년 9월 부임한 거스 히딩크 감독의 사실상 경질이다.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무대에서만 4강에 2번이나 오른 인물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을 준결승까지 이끌었다. PSV에인트호번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등 첼시, 레알마드리드, 발렌시아 등 명문 구단도 두루 거쳤다. 하지만 중국의 정작 최종 관문인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엔 나가지도 못한 채 경질됐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성적 부진으로 꼽힌다. 히딩크 감독은 부임한 뒤 12경기에서 5승 4무 3패의 부진한 성적을 냈다. 지난 8일 베트남과 치른 평가전에서 0-2로 패하면서 문제가 됐다.

하지만 중국의 냉정한 전력을 돌아볼 필요도 있다. 중국은 올림픽 본선에 단 1번 출전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했던 것이다. 

AFC는 2013년 U-23 챔피언십을 창설하고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는 올림픽 예선을 겸하고 있다. 리우 올림픽 출전권이 걸렸던 2016년 AFC U-23 챔피언십에선 3전 전패로 조별 리그도 통과하지 못했다. 2013년과 2018년의 U-23 챔피언십에서도 조별 리그 통과를 하지 못했다. 안방에서 열린 2018년 1승을 챙긴 것이 고작이다. 3개 대회에 참가한 성적은 1승 8패다. 반면 경질의 도화선이 된 베트남은 중국에서 열린 2018년 대회에서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박항서 감독 신드롬도 이 대회에서 시작됐다.

U-23 선수들이 참가하는 아시안게임 성적도 처참하다. 2002년 이후 대회에서 단 1번도 8강 이상에 오르질 못했다. 2010년 조별 리그를 16팀이 통과하는 체제가 된 이후로는 모두 16강에서 탈락했다. 지금껏 중국 U-23 팀은 절대 강자라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중국축구협회와 불화도 있다. 중국 스포츠 전문 매체 '소후'는 히딩크 감독이 중국 올림픽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도 네덜란드에 주로 머무른 것이 깊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거의 중국에 머무르지 않아 선수들을 자주 확인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한 불만이다.

히딩크 감독이 떠난 뒤 남은 시간은 고작 4개월 정도다. 성적 부진의 이유로 감독을 경질하는 것은 쉬운 방법이다. 하지만 팀의 발전을 위해선 장기적인 비전을 두고 끌고 가야 한다. 중국이 지난 10여 년간 U-23 수준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당장의 성과를 바라는 것도 무리였다. 새로 지휘봉을 잡을 하오웨이는 새롭게 선수를 파악하고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2020년 AFC U-23 챔피언십 조 추첨은 오는 26일 진행될 예정이다. 중국은 현재 포트3에 속한 상황이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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