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니 못지 않은 투타 겸업 재능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마이클 로렌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타니 쇼헤이(25·LA 에인절스)는 메이저리그(MLB)에 투타 겸업 판타지를 일으킨 주인공이다. 20세기 초반 이후 사실상 사라진 투타 겸업을,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MLB 무대에서 해냈다.

2018년 시즌 후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2020년부터 다시 투타 겸업을 할 예정이다. 일주일에 한 번 등판하고, 나머지 나흘은 타자로 나서는 식이다. 이런 오타니는 마이너리그 팜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몇몇 팀들은 오타니처럼 투타에 모두 재능이 있는 선수들을 밀어주고 있다. 어느 한쪽을 선택하게 했던 예전 분위기와는 조금 다르다.

그런데 이미 오타니보다 더 뛰어난 ‘이도류’가 메이저리그에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시내티 우완 마이클 로렌젠(27)이 주인공이다.

MLB 네트워크의 브라이언 케니는 18일(한국시간) 로렌젠의 다재다능을 분석했다. 로렌젠은 지난 4일 클리블랜드전에서 진기한 기록을 완성했다. 그는 7회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본업’을 완수했다. 이에 그치지 않았다. 8회에는 좌중월 홈런을 쳤고, 9회에는 중견수로도 뛰었다.

이날 승리투수가 된 로렌젠은 승리투수에 홈런, 그리고 다른 포지션 수비까지 세 가지를 모두 해낸 98년 만의 선수가 됐다. 98년 전 선수는 오타니의 롤모델로 뽑힌 전설적인 선수 베이브 루스였다.

로렌젠은 2016년 불펜으로 간 뒤 300이닝 정도를 소화하면서 평균자책점 3.46의 좋은 성적을 남겼다. 조정평균자책점(ERA+)은 126로 좋다. 한편 타격에서도 MLB 통산 123타수에서 타율 0.236, 7홈런, 2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30을 기록했다. 2018년에는 54경기에서 31타수 9안타(.290), 4홈런, 10타점의 맹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케니는 “2018년 이후 2년간 성적을 비교하면 로렌젠은 155⅔이닝을 던지고 ERA+는 139다. 오타니는 지난해 51⅔이닝에서 ERA+ 129”라면서 “로렌젠은 58타석에서 OPS+ 163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더 많은 784타석에서 OPS+ 135를 기록하고 있다”고 비교했다.

그러면서 케니는 “어느 쪽이 우수한가? 오타니는 훌륭한 슬러거에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엘리트 투수였지만 기록을 보면 로렌젠이 2년간 더 우수하다”고 단언했다.

다만 케니는 “오타니가 붐을 일으키면서 다른 팀들도 투타 겸업을 생각하게 됐다. 그것이 가능하게 된 것은 오타니의 덕”이라면서 오타니가 MLB의 패러다임을 바꿔놓고 있음은 부인하지 않았다.

오타니와 로렌젠 이외에도 브렌단 맥케이(탬파베이) 등 조금씩 투타를 겸업하는 선수들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현재 팜에서 육성하고 있는 선수들이 올라오면 그 숫자는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타 겸업 선수는 팀 로스터나 경기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특급까지는 아니어도 평균 이상만 된다면 매력적이다. 오타니가 완벽한 투타 겸업으로 돌아올 내년부터 ‘최고 이도류’를 향한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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