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마무리투수 켄리 잰슨이 19일(한국시간) 미국 캘피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탬파베이와 인터리그 경기에서 역전패한 뒤 클럽하우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양지웅 통신원

[스포티비뉴스=LA(미국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LA 다저스 클로저 켄리 잰슨이 시즌 8번째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다저스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인터리그 경기에서 6-4로 리드한 상황에서 잰슨을 투입했지만, 잰슨은 2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하면서 팀이 연장전에서 패하는 데 빌미를 제공했다.

잰슨은 전날 경기에서도 9회초에 등판해 삼자범퇴로 탬파베이 타선을 처리하며 시즌 30세이브를 올린 바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4번의 등판에서 잰슨은 모두 무실점으로 이닝을 막아내며 예전의 감을 되찾고 부활을 예고하는 듯했다. 그는 30세이브 직후 인터뷰에서 "어떻게 설명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좋았을 때 근육 느낌이다. 커터가 딱 들어맞는 느낌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이 시행착오는 날 더 좋은 투수로 만들었다"며 호기로운 목소리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하루도 지나지 않아 그 말은 허공으로 산산이 부서졌다. 잰슨은 이날 탬파베이전에서 첫 타자 오스틴 메도를 상대로 6구째 시속 81마일(약 130㎞) 슬라이더로 직선타 아웃을 잡아냈다. 그러나 두 번째 타자 토미 팸에게 5구째 시속 93마일(약 150㎞) 커터를 던지다 우전 안타를 맞았고, 도루를 허용했다. 2점차여서 도루에 크게 신경 쓸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잰슨은 3번째 타자 맷 더피에게 1B-2S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연거푸 볼을 던지며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이어 커터를 연달아 던졌으나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 볼넷으로 동점주자를 내보내는 위기를 자초했다.

이날 9회까지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던 최지만이 4번째 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잰슨은 이번에도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으며 유리한 볼카운트 상황을 만들었다. 3번째 공은 스트라이크로 보였지만 주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여기서 최지만은 밋밋하게 들어온 4구 92마일 커터를 받아쳐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1타점 안타를 뽑아냈다. 잰슨은 최지만에게 4번 모두 커터를 던지다 6-5로 쫓기는 적시타를 내줬다. 그리고 계속된 1사 2,3루에서 트래비스 다노에게 몸쪽 패스트볼을 던져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내주면서 6-6 동점을 허용했다. 다저스는 연장 11회 혈투 끝에 7-8로 역전패했다.

잰슨은 19일 경기 후 클럽하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커맨드가 좋지 못했다"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면서 "스트라이크를 잡아주지 않은 주심을 탓할 필요없다. 볼넷을 내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고 스스로를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잰슨은 잰슨이었다. 이후 여전히 자신감 넘치는 말을 이어갔다. 그는 "오늘의 결과만으로 좌절할 필요없다"며 "어제 오늘 백투백 세이브 상황에 투입된 것은 오늘 결과와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잔여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포스트시즌에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30세이브를 거두기도 했지만 블론세이브만 무려 8차례나 기록한 잰슨은 시즌 평균자책점도 3.81로 치솟았다. 2010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개인 최악의 평균자책점이다.

현 상태로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마무리투수 자리가 가장 불안한 화약고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장기 레이스도 아닌 단기전에서 블론세이브를 한다면 팀에 치명상을 입히게 된다. 분위기를 완전히 상대에게 넘겨절 수 있다. 결과에 따라서는 큰 후폭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 과연 잰슨이 가을야구까지 무사히 마무리를 할 수 있을까. 올 시즌 내셔널리그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는 다저스지만, 잰슨으로 인해 LA의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다저스는 20일에는 경기가 없다. 21일부터 다저스타디움에서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 3연전을 펼치는데, 류현진은 22일 오전 10시10분 두 번째 경기에 선발등판할 예정이다.

스포티비뉴스=LA(미국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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