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TOP 3에 포함될 것이 확실시되는 류현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하락의 폭이 더 가팔랐다. 류현진(32·LA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 이야기다.

류현진은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의 선두주자였다. 그것도 2위권과 격차가 컸다. 탈삼진이 조금 적기는 했지만 리그 유일의 1점대 평균자책점을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8월 24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4⅓이닝 7실점, 8월 30일 애리조나전에서 4⅔이닝 7실점하며 평균자책점이 치솟았다.

언론은 즉각 반응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17일 자사 기자 42명을 대상으로 양대리그 사이영상 모의투표를 진행했다. 류현진은 최근 5번의 설문조사에서 4번이나 1위를 차지했으나 이번 투표에서는 단 하나의 1위표도 얻지 못한 채 3위로 내려앉았다.

MLB.com은 “토요일(15일) 메츠와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힘든 시기를 마쳤다. 그는 이전 4경기에서 9.9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고 4경기 부진을 아쉬워했다. MLB.com은 류현진이 전체적으로 견고한 시즌을 보냈다는 점, 27번의 선발 등판에서 22번이나 2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것을 부각했으나 투표인단의 마음은 떠난 뒤였다.

모의투표 결과 1위는 1위표 23장을 얻은 맥스 슈어저(워싱턴), 2위는 19장을 얻은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였다. 두 선수는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사이영상 레이스의 선두에는 디그롬이 서있다는 평가다. 슈어저가 두 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이닝 및 탈삼진에서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오히려 슈어저는 류현진보다 실제 투표 결과가 떨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탈삼진에서 앞서는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분야에서 류현진보다 특별히 나은 것이 없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도 참고하겠지만 전반적인 클래식 기록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디그롬이 남은 등판에서 무너지지 않는 이상 류현진이 추월하기는 다소 어렵다는 시선이다. 하지만 2위만 해도 역사에 남을 만한 시즌이 될 수 있다. 아시아 선수로 사이영상 투표 2위를 기록한 선수는 2006년 왕젠밍, 2013년 다르빗슈 유까지 두 명에 불과하다. 한국인 선수는 아직 사이영상 투표에서 TOP 10에 들어간 적이 없다. 

류현진이 남은 2경기를 무난하게 지킨다면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적지 않은 2위표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만약 디그롬이 무너진다면 류현진이 역사적인 1위표를 따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아쉽지만 지금도 위대한 시즌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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