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좌완투수 류현진은 최근 밸런스의 늪에서 헤매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LA 다저스 좌완 류현진은 최근 '휴식기'를 갖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5일(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 경기에서 4⅓이닝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온 뒤 다음 등판일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 순서대로라면 1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이 유력했지만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7일 "류현진이 선발 로테이션을 한 번 건너뛴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구위가 훌쩍 살아난 류현진은 올해 전반기를 17경기 10승2패 평균자책점 1.73으로 마치며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투수로 뽑혔다.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선정된 것도 모자라 한국인 투수로는 처음으로 내셔널리그 투수로서 선발 등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후반기 류현진은 조금 달라졌다. 5일까지 9경기 2승3패 평균자책점 3.93을 기록하고 있고 특히 지난달 18일 애틀랜타전 이후 4경기 동안 한 번도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4경기 성적은 3패 9.95에 이른다.

류현진 스스로도, 로버츠 감독도 체력적인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류현진 스스로 판단하기에는 밸런스를 잃어버리면서 제구력이 떨어졌다. 로버츠 감독도 "체인지업 커맨드 능력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5일 경기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불펜 피칭을 하며 스스로 밸런스 점검에 나서기도 했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한국은 물론 현지 야구계에서도 류현진의 것으로 보였던 사이영상이 제이콥 디그롬, 맥스 슈어저, 클레이튼 커쇼 등 다른 투수들에게로 향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류현진은 전반기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각종 매체 사이영상 투표 때마다 1순위로 뽑혔지만, 이제는 다른 투수들에 비해 압도적인 수치가 줄었다.

후반기 류현진이 어떤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할지는 모르지만 다행히도 그는 사이영상에 집착하지 않고 있다. 전반기가 끝난 뒤 올스타전에서 만난 류현진은 "사이영상은 뭐…(신경쓰지 않는다). 그냥 시즌만 잘 끝냈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아프지 않고 던지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고 말했다.

류현진 스스로도 부상에 고전했던 힘든 시기를 지나 평균자책점 1점대 활약에 대해 '현실적'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는 듯했다. 다만 2015~2016시즌을 거의 통째로 날린 뒤 오랜만에 되찾은 건강 만큼은 지키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투구 밸런스가 계속 불안정하면 민감한 투수의 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류현진은 부상 때문이 아니라고 하지만 갑작스러운 밸런스 난조가 길어진다면 현지 매체와 각 구단들은 그의 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멀리 보면 올해 끝나고 그를 찾아올 FA 협상 테이블의 분위기도 가를 수 있는 심각한 이슈가 된다.

약 10일 안팎으로 그가 가질 휴식기 동안 류현진은 전반기에 가까운 밸런스를 찾을 수 있을까. 사이영상 때문만이 아니라 건강한 시즌이라는 그의 진짜 목표를 위해서라도 꼭 해결해야 할 과제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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