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시 해밀턴이 1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 팀 명예의 전당 입성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LA(미국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조시 해밀턴이 텍사스 레인저스 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해밀턴은 2010년 텍사스 역대 최고인 타율 0.359를 기록하며 텍사스 선수로는 마지막으로 아메리칸리그 타격왕과 MVP를 수상한 선수다.

해밀턴은 지난 1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텍사스와 미네소타 경기에 앞서 열린 행사에서 알링턴 전 시장이었던 리처드 그린과 함께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 명예의 전당에 공식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해밀턴은 텍사스에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시즌 동안 매년 올스타에 선정되며 전성기를 보냈다. 5년간 텍사스에서 타율 0.305, 142홈런, 506타점을 기록했다. 텍사스는 2010년과 2011년 2년 연속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으며 해밀턴은 텍사스 팀의 중심타선으로 활약했다.

해밀턴의 인생은 술과 약물 중독 극복 다큐멘터리 드라마다. 실제로 해밀턴은 메이저리그 데뷔 전 TV리얼리티쇼에 출연해 본인의 중독 극복 과정을 공개했다. 많은 팬들은 해밀턴이 술과 약물 중독 등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길 응원했다.

해밀턴은 노스캐롤라이나주 랄리 출신으로 고등학교 3학년 때인 1999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트프에서 탬파베이에 1라운드 1순위로 지명됐다. 장래가 아주 촉망되는 유망주로 계약 보너스로 396만 달러도 받았다. 해밀턴은 2000년 마이너리그 올스타전에도 출전하고 USA투데이가 '올해의 선수'에 선정할 만큼 착실하게 메이저리그를 준비하는 듯했다.

문제는 2001년부터였다. 술과 약물 복용 문제가 심각해졌고 훈련과 경기에 빠지는 날이 많아졌다. 2001시즌 겨우 45경기에만 출전했고 2002시즌은 부상 등의 이유로 56경기를 뛰었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탬파베이 구단에서 먼저 약물 중독 치료를 권유했다. 2003년 시즌이 시작되기 전 해밀턴은 메이저리그 공식 약물 검사에서 첫 번째 적발을 당한다. 2004시즌 해밀턴은 약물 검사에서 두 번 이상 양성반응이 나온 후 시즌 전체를 출전정지 처분 받았다.

해밀턴은 약물중독 치료를 받으며 빅리그 복귀를 시도했으나 폭행 혐의 등 각종 메이저리그 규정 위반으로 2006시즌도 출전정지를 당했다. 방황하던 해밀턴은 약물 중독 치료 기간 중 우연히 만난 사업가의 소개로 2006년부터 플로리다주에 있는 야구 아카데미에서 화장실 청소 등의 관리 일을 하면서 재기 훈련을 하게 된다. 해밀턴은 나중에 그 사업가의 딸 케이티와 결혼했다.

▲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조시 해밀턴이 2010년 10월22일 홈구장에서 뉴욕양키스를 이기고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하며 ALCS MVP에 선정된 후 딸과 함께 축하를 하고 있다.

해밀턴은 2006년 시즌이 끝나고 겨울에 실행되는 '룰5 드래프트'를 통해 시카고 컵스에 지명됐다. 컵스는 곧바로 10만 달러를 받고 신시내티 레즈로 해밀턴을 트레이드한다. 해밀턴은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데뷔를 2007년 4월 신시내티에서 하게 된다. 그리고 타율 0.292, 홈런 19개, 47타점으로 2007시즌을 끝냈다. 해밀턴은 시즌이 끝남과 동시에 텍사스로 트레이드 됐다. 해밀턴은 그때 처음으로 자신을 원하는 팀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텍사스에서 해밀턴은 전국구 스타로 거듭났다. 2008시즌 아메리칸리그 최다타점 130개와 331루타를 기록했다. 2010시즌 해밀턴은 아메리칸리그 타격왕과 MVP에도 선정되면서 팀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시키는 등 최고의 해를 보냈다. 해밀턴이 알코올 및 약물 중독임을 잘 알고 있던 텍사스 구단은 가을야구 시리즈에서 승리한 뒤 샴페인 대신 탄산음료로 축배를 들기도 했다.

해밀턴은 2012시즌이 끝나고 LA 에인절스와 5년 1억25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텍사스에서 인생역전에 성공했던 해밀턴은 에인절스에서 다시 나락으로 떨어진다. 2013년 타율 0.250, 홈런 21개, 79타점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고 2014년은 타율 0.263, 홈런10개, 타점 44개를 기록했다. 특히 캔사스시티를 상대로 한 2014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에서 13타수 무안타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실망한 에인절스 팬들은 해밀턴에게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 조시 해밀턴은 2013년 LA에인절스와 대형계약을 체결했으나 거듭된 부진으로 결국 2015년 다시 텍사스로 트레이드 됐다.
해밀턴은 2015년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 중 자발적으로 메이저리그에 다시 약물중독에 빠졌다고 고백했다. 에인절스로 이적한 후 해밀턴은 다시 약물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이혼도 당하며 야구에 집중하지 못했다. 아르테 모레노 에인절스 구단주는 공개적으로 해밀턴을 직접 비난했고 에인절스는 결국 다른팀으로 트레이드하기로 결정했다.

해밀턴을 다시 받아준 팀은 텍사스였다. 해밀턴은 부상 재활이 끝나고 2015년 5월 28일 텍사스 유니폼을 다시 입고 나선 첫 홈경기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치고 나갔다. 텍사스 팬들은 해밀턴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다음날 해밀턴은 멀티홈런으로 팬들에게 보답했다. 그 전 시즌 AL 서부지구 5위였던 텍사스는 2015년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해밀턴은 2016년 부상자명단에서 시작한 뒤 5월달 무릎 수술을 받고 시즌을 끝냈다. 오랜 재활 끝에 결국 은퇴를 결정했다.

해밀턴은 평소에도 자신의 신앙을 자주 고백했고 종교를 통해 약물중독 등 많은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밝혔다. 최근 해밀턴이 직접 '플레이어스 트리뷴'에 기고한 글을 보면 얼마나 종교적인지 알 수 있다. 해밀턴은 자신을 늘 가족같이 대해준 텍사스 구단에게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신과 직접 대화(?)를 통해 은퇴를 결정하게 됐고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성령에게 홈런을 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무신론자들에게 다소 충격적인 고백이었다. 아무튼 믿음으로 무장한 해밀턴이 앞으로는 중독의 고통 없이 행복한 나날을 보내기를 많은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LA(미국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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