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스포티비뉴스=LA(미국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내셔널리그 10승 선착, 메이저리그 통산 50승의 희망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4연전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7안타 8탈삼진 2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했지만 2-2 동점에서 강판되면서 10승 달성이 무산됐다. 9승 이후 2차례나 승수 추가에 실패하면서 아홉수에 시달렸다.

이날 경기를 복기하면 6회 수비가 아쉬웠다. 수비에서 실책과 시프트 실패로 인해 어수선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선두타자 하비에르 바에스를 실책으로 내보낸 것이 화근이 됐다. 리조의 강습 땅볼 타구를 3루수 저스틴 터너가 백핸드로 잘 잡았으나 1루에 원바운드로 송구하고 말았다. 1루수 데이빗 프리즈가 잡아줬다면 별 일 없이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미트에 들어가지 못했다. 3루수 실책. 이어 크리스 브라이언트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해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수비 시프트가 한 번은 통했지만 한 번은 실패했다. 결과론적이지만 성공한 시프트보다는 실패한 시프트가 컸다.

우선 좌타자 리조 타석 때 수비 시프트를 통해 수비수들이 모두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그러면서 전진수비를 했다. 여기서 리조의 타구는 공교롭게도 유격수 쪽으로 이동한 3루수 터너에게 잡혔다. 그러나 사실 원래 유격수가 앞쪽으로 전진해도 잡아낼 수 있는 코스였다. 여기까지는 어쨌든 결과적으로 승부수가 들어맞았다.

그러나 다음 타자 윌슨 콘트레라스를 상대로 시프트를 걸었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이번엔 모두 왼쪽으로 이동했다. 2루수는 2루 위에 포진했고, 1루수는 1루주자를 견제하느라 1루와 2루 사이를 완전히 비워뒀다. 2루와 3루 사이에 3명의 내야수가 들어찼다.

그러나 콘트레라스의 빗맞은 타구는 원래 2루수가 있었다면 평범한 땅볼이 돼야할 타구였다. 2루 위에 위치하고 있던 2루수 맥스 먼시가 힘없이 데굴데굴 굴러가는 타구를 잡기 위해 달려와 몸을 날렸지만 잡지 못했다. 우익수 코디 벨린저가 앞으로 달려나와 잡았지만 3루 주자의 득점은 어쩔 수 없더라도, 1루주자가 또 3루까지 진출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 LA 다저스내야진이 6회말 호세 콘트레라스 타석 때 1루와 2루 사이를 비워두고 수비를 하고 있다. 이날 미국 전역에 중계한 ESPN 방송 화면은 콘트레라스의 타구 분포도를 보여주고 있다. ⓒ중계 화면 캡처
시프트는 결과론이긴 하다. 그러나 이날 미국 전역으로 중계한 ESPN 화면을 통해 콘트레라스의 타구 분포도를 보더라도 오른쪽 2루수 방향으로 19%, 1루수 방향으로 10%여서 이 정도로 극단적인 시프트를 걸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 든다. 어쨌든 벤치의 선택이 맞았다면 ‘신의 한 수’가 됐겠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성공보다는 실패의 크기가 훨씬 큰 시프트였다.

1-1 동점에서 계속된 1사 1·3루. 류현진은 데이빗 보티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맞고 두 번째 실점을 하게 됐다. 1-2로 역전을 당했다. 이어 앨버트 알모라 주니어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2사 1·2루가 됐지만 제이슨 헤이워드를 삼진으로 잡고 위기를 벗어났다.

다저스는 6회말 코디 벨린저의 솔로홈런으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류현진이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도 2-2 동점에서 물러나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2실점 모두 비자책점으로 기록되면서 평균자책점은 1.32에서 1.26이 됐다. 선두타자를 실책으로 내보내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실점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8회말 러셀 마틴의 적시타로 3-2로 승리했지만, 류현진은 결국 6회에 선두타자를 내보내는 실책과 시프트 실패로 인한 2실점으로 인해 10승 달성에 실패했다. 팀의 승리에 만족할 수밖에 없는 하루였다.

스포티비뉴스=LA(미국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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