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맷 켐프.
▲ 승리의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가운데).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제발 켐프를 중심 타선에서 빼."

맷 켐프(34, LA 다저스)는 2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 4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러자 다저스 팬들은 SNS에 "켐프가 또 중심 타선에?" "로버츠(다저스 감독)가 멍청한 선택을 했어"라는 반응을 보였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 있었다. 켐프는 전반기 92경기에서 타율 0.310 15홈런 60타점을 기록했는데, 후반기는 이날 경기 전까지 34경기 타율 0.211 3홈런 9타점 부진에 빠져 있었다. 팀의 가을 야구 운명이 걸린 시기에 부진하다보니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다저스는 8회초까지 0-2로 끌려가면서 패색이 짙었다. 켐프는 물론 타선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8회말 1사에서 저스틴 터너가 우익수 앞 안타로 어럽게 물꼬를 튼 상황. 매니 마차도가 볼넷을 골라 1사 1, 2루 기회로 연결했다. 다음 타석은 켐프였다. 켐프는 볼카운트 1-2로 몰린 가운데 커브를 공략해 가운데 담장 너머로 타구를 보냈다. 다저스의 2연승을 확정하는 역전 3점포였다. 

켐프가 그라운드를 돈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서자 동료들이 뜨겁게 환영했다. 터너와 마차도가 가장 먼저 반겼고, 엔리케 에르난데스와 야시엘 푸이그가 크게 안아줬다. 

가장 눈에 띈 건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반응이었다. 로버츠 감독은 더그아웃 계단으로 들어서는 켐프의 가슴을 주먹으로 치며 축하했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뒤 미국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정말 특별했다. 켐프는 다저스 선수로 그동안 수많은 결정적 타구들을 날려왔다. 오늘(2일) 홈런은 그중에서도 상위권에 들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7이닝 2실점 호투를 펼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우리는 오늘 밤 정말 큰 승리를 챙겼다. 우리는 이 흐름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가장 흥분한 건 켐프였다. 더그아웃에 들어갔던 켐프는 다시 그라운드 쪽으로 나와 팬들을 향해 선 뒤 "여기가 우리 홈이야(This is our house)"라고 외쳤다. 다저스 팬들은 흥분시키면서 애리조나 팬들을 충분히 도발할 수 있는 한마디였다.  

켐프는 "정말 큰 한 방이었다. 이제 9월이 됐다. 앞으로 남은 경기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알고 있다"며 반드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다저스는 이날 승리로 74승 62패를 기록해 애리조나와 함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공동 선두에 올랐다. 애리조나와 이번 시리즈 3경기를 치른 가운데 2승 1패를 기록했다. 다저스는 3일 열리는 애리조나와 홈 4연전 마지막 경기까지 잡고 단독 선두로 올라서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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