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중국과 경기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하는 김연경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아시안게임 특별취재팀, 조영준 기자] "중국의 배구 인프라는 어마어마해요. 상하이에서는 배구를 하는 학생 가운데 잘하는 유망주들은 대표로 뽑아 시니어까지 육성하죠. 톈진에서는 배구 아카데미를 크게 열었어요. 협회와 정부에서 배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 같습니다."

'배구 여제' 김연경(30, 터키 엑자시바시)은 일본, 터키 리그에 이어 중국 무대까지 경험했다. 그는 지난 2017~2018 시즌 중국 리그에서 상하이의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그는 하위권에 머물던 팀을 챔피언 결정전까지 이끌었다. 이후 다시 터키 리그로 복귀했지만 중국에서 경험한 배구 인프라는 신선한 충격을 줬다.

세계 최고의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의 배구 저변은 매우 두껍다. 수많은 유망주에서 나오는 선수층은 중국 배구의 최고 장점이다. 그러나 단순히 선수가 많아서 세계 최강이 될 수는 없었다.

중국 여자 배구 대표 팀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주팅(터키 바키프방크)이라는 걸출한 인재가 나온 점도 있었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을 육성한 우수한 시스템이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 중국은 국제배구연맹(FIVB) 여자 배구 세계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이례적으로 주전 선수들을 내보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2군 선수들이 뛰었다.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가장 중요한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이 대회를 대비하기 위해 중국은 물론 일본도 주전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에서 뛰지 않았다.

▲ 주팅의 공격을 블로킹하는 양효진(왼쪽)과 김연경 ⓒ 연합뉴스

그러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은 주팅을 비롯한 쟁쟁한 선수들을 모두 자카르타에 보냈다. 인천 대회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한국의 2연패는 한층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김연경이 이끄는 한국은 중국과 조별 리그를 치렀다. 한국은 나름 선전했지만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매 세트 중반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리시브가 무너진 것은 물론 범실까지 쏟아지며 완패했다.

한국은 23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배구장에서 열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B조 3차전에서 중국에 세트스코어 0-3(21-25 16-25 16-25)으로 졌다.

한국은 약체 인도를 3-0으로 눌렀고 '복병' 카자흐스탄은 3-1로 잡았다. 2연승 행진을 달린 한국은 중국을 만났지만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한국과 중국은 각각 김연경과 주팅이라는 세계적인 공격수를 보유했다. 허나 두 팀의 차이점은 명확했다. 공격력과 높이는 물론 조직력 위기 상황 극복 등 모든 부분에서 중국이 한국을 압도했다.

고비처에서 한국은 한 번 흔들리면 좀처럼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 매 세트 한국은 동점인 상황에서 연속 실점을 하며 무너졌다. 약점으로 지적된 불안한 리시브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또 주전 선수들의 평균 키가 190cm가 넘는 중국의 블로킹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지 못했다.

블로킹 싸움에서 한국은 8-11로 뒤졌고 서브 득점은 3-6으로 밀렸다. 리시브 성공률에서 주팅은 50%를 기록했지만 이재영(흥국생명)은 39.%에 그쳤다.

▲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중국과 경기에서 스파이크하는 이재영 ⓒ 연합뉴스

한국은 올해 발리볼 네이션스리그(이하 VNL)에서 나타난 약점을 여전히 극복하지 못했다. 한 번 흔들리면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며 연속 실점을 내주는 약점이 드러났다.

그러나 선수들의 끈질긴 수비는 한층 향상됐다. 조별 리그에서 1패를 기록한 한국은 중국에 이어 조 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이 B조 2위에 오를 경우 준결승에서 '숙적' 일본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

경기를 마친 김연경은 "중국은 주팅 뿐만이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잘한다. 세계 랭킹 1위인 만큼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다"며 상대를 칭찬했다.

그는 "서브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으면 어렵다. 서브로 흔들고 블로킹이나 수비를 해야 한다"며 "중국은 결승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결승에서는 꼭 이기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국은 오는 25일 다크호스인 베트남과 조별리그 4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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