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심에 잠긴' 콘테 감독.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거친 싸움을 이어온 맨체스터시티와 첼시가 짧은 휴가로 재충전을 노린다. 잘 쉬어야 또 잘 뛸 수 있다.

현재 제주도에서 담금질에 여념이 없는 부천FC 정갑석 감독은 "(전지훈련이) 5주 정도 지났다.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가 있다"면서 "부상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오랫동안 쓰면 자연스럽게 지치고, 지치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전지훈련도 휴식 없이 1달 정도 보내면 피로가 쌓인다. 한창 시즌이 진행되고 있을 땐 말할 필요도 없다. 더구나 중하위권 팀들도 자금력이 있어 만만히 볼 팀이 없다는 프리미어리그라면 당연하다. 맨시티와 첼시가 나란히 선수들에게 휴가를 부여한 이유다.

프리미어리그는 지난해 11월 A매치 기간 이후 쉼없이 이어졌다. 다른 리그들이 휴식기에 돌입하는 12월 말에도 '박싱데이' 주간을 거치면서 경기를 치렀다. 단순히 휴식기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2,3일 간격으로 경기를 펼쳤다.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은 물론, 정신적 피로도 깊어졌다. 1월에도 과밀한 일정은 이어졌다. EFL컵과 FA컵 경기까지 벌어지면서 3,4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렀다.

과밀한 일정 속에 빅클럽들이 주춤하는 경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프리미어리그가 가장 어려운 리그라고 평가받는 이유에는 일정도 한 몫한다. 체력이 떨어지니 부상자도 자주 나오고, 정신적으로 지치니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맨시티는 지난 26라운드에서 번리와 1-1로 비겼다. 주축 선수인 다비드 실바, 르로이 사네 등이 부상으로 빠진 데다가, 골 결정력에서 문제를 보이면서 승점 1점 추가에 만족해야 했다. 맨시티도 피로에 노출된 것이다. 케빈 더 브라위너는 번리전을 치른 뒤 영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10경기 정도는 아주 좋고, 그 이후 1경기는 괜찮다. 하지만 그 나머지엔 정말 힘들다"면서 피로감을 호소했다. 더 브라위너는 맨시티가 치른 39번의 경기 가운데 단 3경기만 빠졌다.

팽팽하게 당겨진 실은 끊어지기 쉬운 법. 과르디올라 감독은 3일의 휴식을 부여했다. 모처럼 주중 경기가 없는 상태에서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2월부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가 재개된다. 26일 아스널과 EFL컵 결승전도 앞두고 있다. 중요 일정을 앞두고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했다. 더 브라위너는 "아주 좋은 일"이라면서 "떠날 것이다. 어디든 중요하지 않다"면서 환영 의사를 밝혔다.

▲ 스털링이 조금만 더 집중했다면. 결국 맨시티는 거짓말처럼 수많은 기회를 날리고 번리의 추격을 허용했다.

갈 길 먼 첼시도 먼저 쉬어가기로 결정했다. 역시 휴가로 재정비에 나선다. 첼시는 24라운드에서 본머스에 0-3, 25라운드에서 왓퍼드에 1-4로 패해 충격적인 연패를 거뒀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혹독한 일정에 선수들의 몸 상태와 정신적 피로를 고려해 3일 동안 휴일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첼시는 이번 시즌 '일정의 위력'을 느끼고 있다. 2015-16시즌을 무관으로 마친 첼시는 지난 시즌엔 유럽 클럽대항전에 출전하지 않았다. 비교적 얇은 스쿼드로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기도 하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의 6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 시즌 첼시는 경기 이후 종종 2일씩 휴가를 보내면서 충전 시간을 가졌다. 유럽 클럽대항전에 불참해 일정상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8년이 된 뒤 단 2승에 그치면서 4위에 머무르고 있다. 부상자도 많은 데다가 선수들의 집중력과 결집력이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졌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내가 변명을 찾으려고 한다면,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다. 피로, 부상 등. 하지만 그것은 내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다. 나는 변명을 찾지 않는다"면서 "나는 승자가 되길 바랐고 나는 승자"라고 밝혔다. 과밀한 일정이 현재 주춤한 기세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 과르디올라와 콘테, 두 명장 모두가 휴가로 남은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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