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첼시 경질설이 대두되고 있는 콘테 감독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안토니오 콘테 첼시 감독의 얼굴이 어둡다. 지난 리그 25라운드 본머스에 0-3으로 진 건 '이변'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어 왓포드전까지 1-4로 대패한 건 '무엇인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하는 의심을 사게 만든다.

콘테 감독과 첼시의 결별설은 영국 현지 언론에서도 심심찮게 이야기했던 '루머'다. 주요 내용은 디에고 코스타와 논쟁을 벌이면서 콘테 감독이 구단에 금전적인 피해를 입혔다는 내용. 이 사건의 연장 선상으로 콘테 감독이 원하는 선수 영입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까지 더해지면서 콘테와 첼시의 이별은 어느 정도 신빙성을 얻었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힘이 막강한 첼시. 첼시 역사에서 로만 구단주와 사이가 좋지 않으면 감독이 떠나는 사례는 수두룩했다. 첼시의 역사상 첫 EPL 우승을 안긴 주제 무리뉴 감독도 구단과 사이를 봉합하지 못하고 떠났다. 물론 성적이 좋으면 오래 버틸 수 있었다.

콘테 감독은 부임 첫 시즌이었던 2016-17시즌 리그 38경기 중 30승 3무 5패, 승률 78.9%로 우승을 이끌었다. 문제는 이번 시즌. 첼시는 26라운드가 지난 시점 이미 6패를 기록했다. 승점 50점으로 묶여있다. 선두 맨체스터 시티가 승점 69점으로 앞서가 뒤집기는 힘들다. 리그컵 준결승전에서 아스널에 무너졌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올랐으나, 상대는 리오넬 메시가 버티고 있는 바르셀로나. 어느 것도 쉽지 않다.

2018년 들어 성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첼시는 2018년 들어 치러진 10경기에서 2승 5무 3패를 기록 중이다. 자신만만하던 승률은 어느새 20%로 떨어졌다. 구단과 사이가 좋지 않아도 버틸 수 있었던 '빽' 성적도 이젠 힘이 없다. 

콘테 감독은 왓포드와 경기 이후 경질에 대한 논란에 "내 직업을 잃는데 걱정하지 않는다. 나는 항상 120%로 일하지만 구단은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기자회견마다 경질을 걱정하냐는 질문을 하지만 문제없다. 내 영혼은 깨끗하다"면서 자신은 팀에 헌신하고 있고, 떳떳하기에 경질을 걱정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다만 콘테 감독의 경질을 예상하는 여론은 많다. 영국 일간지 '미러'는 '콘테 감독이 경질에 한 발 더 다가섰다"고 했고, '더선'은 "콘테 감독의 첼시 커리어의 수명은 실에 걸려있는 셈"이라고 했다.

▲ 콘테 감독의 위기를 1면에 보도한 영국 언론 미러 ⓒ미러

영국 언론 '스카이스포츠'에서 활동 중인 축구 전문가 '제이미 캐러거'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했다. 그는 "아마 다음 주 방송 전에 콘테 감독이 떠날 수도 있다"면서 "최근 첼시의 경기력 때문만은 아니다. 첼시가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어려워졌을 때 감독을 경질한 역사가 있다.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 로베르토 디 마테오, 무리뉴의 경질 사례가 그것"이라며 예시까지 덧붙였다. 첼시가 현재 승점 50점으로 리그 4위인데, 5위 토트넘 홋스퍼(49점), 6위 아스널(45점)과 차이가 크지 않다. 시즌 말미엔 빅4를 벗어날 여지도 충분한 상황.

일단 콘테 감독은 팀을 떠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놓아지만, 이번 시즌이 끝나면 그의 거취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때마침 새로운 감독 선임에 나선 이탈리아축구협회도 콘테 감독 선임 가능성을 따지고 있다. 

이탈리아는 스웨덴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1, 2차전 합계 0-1로 무너지며 60년 만에 월드컵 진출에 실패했다. 이 여파로 잠피에로 벤투라 감독이 경질됐다. 일단 3월 A매치 땐 21세 이하 대표 팀 루이지 디 바지오 감독이 임시로 나서지만 콘테, 로베르토 만치니, 카를로 안첼로티,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 등이 새로운 수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새로운 사령탑을 선정할 인물로 이미 이탈리아축구협회의 알레산드로 코스타쿠르타가 움직이고 있다. 코스타쿠르타는 언론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와 인터뷰에서 "새 감독 선임은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계약 중인 후보 중에 유력한 사람이 많아 밝히기 어렵다"고 밝히면서 "콘테는 첼시와 계약을 맺은 18개월 동안 클럽에서 매일 감독으로 일하기 원한다. 후보에서 철회됐다"고 했다. 감독 선임도 '언론 플레이'가 필요하다. 이탈리아축구협회가 지금 콘테 감독을 공식적으로 대표 팀 후보로 뒀다고 해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 

그런데 지금 콘테 감독의 상황을 보면 그가 남은 18개월을 온전히 첼시에서 보낼지 의문이다. 어쩌면 이탈리아 대표 팀을 이끄는 콘테 시즌2를 보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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